전시 소식

서양화가 김형권|The Moon of Europe, 월산미술관(김형권,金炯權,KIM HYUNG KWON,화가 김형권,김형권 작가, 유럽의 달빛서정)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5. 7. 15. 21:31

 

서양화가 김형권(Artist, Kim Hyung Kwon)

    

 

   

김형권 화백이 지난해 10월에 이어 올봄에도 스페인, 포르투갈, 헝가리, 체코 등지를 스케치여행 하면서 유럽의 달빛서정을 담은 50여점 작품 'The Moon of Europe' 개인전을 열고 있다.

 

붉은 황혼 빛에 드러나는 적막감(寂寞感)이 느리게 오가는 듯 한 어스름 시각. 달빛이 엷게 드리워지면 품격의 일생을 위한 치열한 삶의 궤적을 담은 빛바랜 전기(傳奇)처럼 고성(古城)엔 푸르고 붉은 둥근 지붕들이 더욱 선명히 드러난다.

   

 

 

 

    Fantasy of Spain, 53.0×45.5Oil on Canvas, 2013

 

 

 

화면은 온통 오렌지빛깔로 잎맥을 물들인 나무들 사이 시간의 역사를 껴안은 둥근 망루(望樓)에서 저녁을 알리는 균형 잡힌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듯하다. 선 굵은 산줄기 아래, 고요한 숲에 젖어드는 한 마리 새의 아리아(aria)가 휴식의 나른함 위로 번지고 마치 3막이 오르는 오페라 무대처럼 하나 둘 달빛에 드러나는 조영(照影)들이 선명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는 마법의 성()으로 알려진 포르투갈의 신트라(Sintra). ‘숙명이라는 의미를 지녔다는 노래 파두(fado)가 저녁노을이 깔린 숲속마을에서 은은히 흘러나오면 마치 연인처럼 달이 떠올랐다. 그리고 백설공주 성으로 알려진 알카사르 성()이 있는 스페인의 세고비아(Segovia), 헝가리 다뉴브 강. 우리의 60~70년대 달빛이 거기 있었다. 이웃들과 함께 인정을 나누는 끈끈한 정취가 내가 머문 마을을 쉽게 떠나지 못하게 했었다라고 메모했다.

 

 

 

   

 Fantasy of Portugal, 53.0×45.5

 

 

 

달빛그림자 찰랑이는 검푸른 강물 위를 리스트(Franz Liszt)의 전주곡(Les preludes) 선율이 생()의 발자취 마다 우아한 엄숙을 일깨우듯 흐른다. 그 어른거림 속에서 이방인의 영혼은 부드럽게 조응(照應)하고 함께 느릿한 산책을 즐기며 서로를 격려하고, 치유한다.

      

풍경이 전하는 은유를 포착한 고요하고 포근한 정경은 작가 특유의 초록, 오렌지, 핑크, 블루색채로 그윽한 감흥을 자아내게 한다. 작가가 발로 찾아가 일궈낸 미학 ‘The Moon of Europe’은 달빛에 비춰진 켜켜이 쌓인 시간의 자국들에서 발견한 자연과 인간의 공존 그리고 자아라는 존재를 동일하게 보는 나직한 담론과 다름 아니다.

 

 

 

   

 Fantasy of Hungary, 53.0×45.5

 

 

 

한편 김형권(金炯權) 작가의 서른 두 번 째 개인전은 지난달 28일부터 11일까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월산미술관에서 열린다. (031)717-7240

 

 

 

 

  출처=-권동철, 이코노믹리뷰 2013122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