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화가의 아틀리에

〔Park Eun Sook〕서양화가 박은숙 아틀리에②|달빛, 은하수 행렬 (르포, 화가 박은숙, 박은숙, 박은숙 작가, Origin-Ecstasy, 근원,태초에)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5. 6. 25. 15:05

 

서양화가 박은숙

 

 

 

 

작가는 자신의 산책길을 보여주고 싶다며 화실을 나와 집 뒤 숲길로 안내했다. “내 영혼의 평온을 제공하는 나만의 명소라는 그곳엔 병풍처럼 난 숲의 긴 행렬이 있었다. 그들이 반기며 흔드는 숲의 노래가 일품이었다. 생생했다. 맞은편 앞산의 수려한 전경이 한눈에 들어와 서정의 풍광이 아름다웠다.

 

오후의 시간에도 아직 옅은 산안개가 봉우리 부근을 희뿌옇게 오갔다. 성하(盛夏)의 잎들은 나풀거리며 말을 걸어왔다. 그리고 만물이 정적(靜寂)에 휩싸이고 교교히 달빛 흐를 때 은하수 행렬이 우주의 경이로운 영감을 전해 줄 것이다.

 

 

 

 

 

    근원-희락, 100×45.5, Mixed media on canvas, 2008

 

 

 

작가는 숲길을 걸으며 아주 오래된 기억이라며 이야기를 꺼냈다. “무역센터 현대백화점 갤러리에서 생애 첫 개인전 때였어요. 그때는 꽃그림을 많이 그렸었는데 제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그림을 관람하며 전시장에서 왔더니 행복해 지네라는 말을 듣게 되었죠. 그 말이 나를 더 행복하게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 숲길에서 작업의 고된 몸을 쉬기도 하고 흙길을 밝으며 자연의 기운을 온몸으로 느끼곤 합니다. 저에겐 책장에 곱게 넣어둔 네잎클로버 같은 곳이라고 했다.

 

 

 

 

 

    The origin-Passion 53×45.5, 2004

 

 

 

근원의 오묘한 발로(發露)

서 있는 이 숲길과 저 건너 바라보는 산이 단지 부분과 전체일 뿐 본디 하나라는 생각을 일깨울 때가 있습니다. 그것을 공유하는 느낌. 마치 하나였던 뿌리의 근원을 체감하는 공간으로 이 산책길은 걷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제게 커다란 감명을 불어넣어준다고 했다.

 

생명의 근원이라는 것이 물론 부모가 육체를 낳았지만, 하나님이 창조하신 우주 속에서 살아가는 신비로운 섭리에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저는 신앙인으로서 하나님의 사랑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저의 작품을 통해 하나님을 느낄 수 있기를 소망 합니다라고 전했다.

 

 

 

 

 

    화가 박은숙

 

 

 

작가는 90년대 프랑스 파리 전시 때 이 작가는 영혼이 맑은 사람 같다. 작가가 누군지 궁금하다. 한번 보고 싶다라는 한국인 관람객들끼리 서로 대화하는 말이 귀에 들려왔다고 했다. “그래서 제가 바로 작가라고 했더니 깜짝 놀라는 것이었어요. 그 어떤 찬사보다도 순수하게 영혼이 맑다는 그 말을 들은 것이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는 찬사라고 말했다.

 

 

 

 

 출처=-권동철, 이코노믹리뷰 201383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