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화가의 아틀리에

〔Kim Chung Sik〕한국화가 김충식, 아틀리에②|화선지는 대지(르포,방도리,金忠植,김충식, 김충식 작가,김충식 화백,화가 김충식,미술학 박사)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5. 6. 27. 19:34

 

김충식(金忠植)화백 뒤편이 작업실이다. 정원의 가을비를 맞은 항아리의 색깔이 유난히 깊고 깨끗하게 빛났다.

 

   

 

화선지는 대지와 같다. 붓에 물기가 많으면 번지고, 적으면 먹물을 슬쩍 묻힌 갈필(渴筆)로 남긴다. 화선지는 눈()과 비를 흡수하며 생명을 잉태시키는 것이다.

 

화선지는 번짐이고 붓은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화가는 흐리게 묽게 등 이들을 어떻게 만나게 해 주는가의 조율사로 붓이나 종이의 가장 좋은 특징을 써야한다는 원칙과 다름 아니다. 곧 화선지라는 대지를 경작하는 철학과 혼()을 받아들여 작품을 길러내는 것이다.”

 

 

 

 

    섣달 스무날의 방도리, 144×363한지에 수묵담채, 2002

 

 

   

작가는 겨울의 눈과 습한 기후의 무드가 있는 분위기를 사랑한다. 매년 반복되는 화실 앞 논의 짚가리를 아끼고 사랑한다. 농부의 한해 수확으로 쌓인 모습.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노력하는 나에겐 더 없는 최고의 조형언어라고 말했다.

 

 

 

   

 모씨네 방앗간의 이야기, 34×862005

 

 

 

작가의 미술교육핵심, ‘미술적 사고  

홍익대 교육대학원과 단국대 조형대학원에서 미술학 박사학위를 받은 작가는 미술교육강의를 중시하고 특히 미술의 본질을 이해시키려 하는 그의 교육핵심으로 미술적 사고를 강조한다.

      

미술은 감상소비교육이다. 우리나라는 유치원서부터 생산교육을 한다. 만들고 그리고. 그런데 실제 미술생산자로 갈 사람은 그 중에서 0.1도 안될 것이다. 그런데도 생산교육만 시킨다. 소비교육을 시켜한다. 미술시간에 즐기고 노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것은 유치원뿐만 아니라 중고교 과정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생산교육은 미술대학만으로도 충분하다.”

 

 

 

   

    작가는 처음 그림을 그릴 때 가장 두려워하였던 기억이 새롭다. 지금은 화선지에 빨려 들어감을 즐기지만 붓이 닿기가 무섭게 번지는 화선지가 두렵게 느껴졌던 기억이 생각난다고 했다. 그만큼 화선지가 어떤 용지보다 예민하다는 것인데 그러나 다른 종이 보다 얇지만 먹의 농담(濃淡)과 만날 때 매우 두꺼움과 깊음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화백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은 표준이나 기준을 만들어 내는 것인데 그것을 뒤집는, 곧 창의적인 생각을 길러내는 것이 미술이라고 했다. 다른 사람처럼 생각하지 말고 가 무엇을 잘 하는지를 발견해 내라고 강조했는데 그것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인식이라고 전했다.

 

 

 

 

 

  출처=-권동철, 이코노믹리뷰 2013107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