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환과 성찰 물살의 자국 “사물에 관해 말하자면, 사물은 무(無)위에 떠오르게 함으로써 우리는 사물을 완전히 변질시키지 않을까? 사물의 동일성(정체성), 긍정성, 충만함은 경험이 이들 특성에 도달하는 주변 상황에서 이들이 의미하는 바에 환원되었을 때, 이들 특성은 ‘어떤 것’에의 우리 열림을 정의하는데 매우 불충분한 것들은 아닐까?” 빗방울. 부유하는 나뭇잎. 물 자국 반짝인다. 위태롭게만 보이는 몸짓으로 엄마 품을 찾아가는 아이처럼 강물은 흔들리며 바다를 향한다. 한 번도 대양을 만난 적 없는 강물. 어떤 그리움인가. 강바닥 심연이 가두었던 공기를 뿜어내는 새벽. 물방울은 기억을 더듬는다. 바이올리니스트 야샤 하이페츠(Jascha Heifetz)연주, 브루흐(Bruch) 바이올린협주곡 1번 선율이 유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