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의 美術人

서양화가 송진영(SONG JIN YOUNG)|고통이 아름다운 보석으로 승화되는 작품(화가 송진영,송진영,송진영 작가,재배열, Rearrangement)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5. 6. 13. 00:40

 

서양화가 송진영

 

 

 

비가 온 다음날, 깨끗한 햇살이 빌딩숲 사이로 부셔져 내렸다. 파란 5월의 하늘아래 알싸한 아카시아 향기가 막 골목으로 빠져나올 것 만 같은 아침. 작가는 편안한 표정과 웃음 띤 얼굴로 약속 장소에 먼저 와 있었다.

 

작품세계 재배열(Rearrangement)’의 뉘앙스는 참으로 용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질문했다.

 

누구나 즐거운 것은 즐거움대로, 희망은 희망으로, 상처는 상처로 남아 있는 매순간마다 일이 있게 마련이다. 나 역시 예술가로서 힘들고 어려움이 어찌 없을 수 있겠는가. 작업의 본질은 인생의 아름다움을 위한 재배열을 하고자 함이다. 그렇게 하고자하는 그 조차도 아름답게 보려고 하는 것이다. 존재와 삶 그것과 동행하는 과거와 현재라는 시간의 흐름, 공간까지도라고 했다.

 

작가는 캔버스에 작업을 해놓고 다시 커팅(cutting)을 해서 재배열한다.

 

완성된 작품을 다시 커팅 하는 이유는 인생에 있어서 시간적인 것을 한 번 생각해 보자는 것이라했다. 달밤에 춤을 추는 작품을 커팅해서 어떻게 재배열하더라도 아름다운 춤사위가 녹아있고 진흙탕에 피어난 꽃도 그 이미지가 추상이든 구상이든 재배열을 하면 영락없이 다시 피어난다.

 

   

    Rearrangement, mixed media, 2013

 

 

   

놀라운 일이었다. 어느 한 때 우울의 터널을 지나오면서 재배열은 나에게 위안과 희망적 요소를 건네준 영감(靈感)이었다. 우울한 과거를 잘라서 세로로 재배열함으로써 상처가 아물고 그 힘듦을 아름다움으로 치유 받고, 고통이 아름다운 보석으로 승화되는 나의 작품을 목격했다. 나는 기도와 사랑을 바탕으로 작품을 통해 그런 것을 표현하고 싶은 것이다.”

 

 

   

    72.7x53.0cm

 

   

 

재배열 이미지는 저마다 살아온 경로(經路)만큼이나 다양하다. 규칙적이거나 불규칙적일 수 있고 사선이거나 직선으로도 가능하다. 또 떨어져 있거나 가까이 배치할 수 있고 울퉁불퉁한 화면일 수 있고 매끈할 수도 있다.

 

 

 

 

   

72.7x60.6cm

 

 

 

작가는 작업의 가장 커다란 기쁨을 예기치 않은 이미지의 발견이라고 했다. 이미지 위에 또 그림을 얹음으로써 원본과 전혀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내기도 하는데 생()의 우연을 발견할 수 있는 희망적 요소를 표현하고 싶은 것이다. 누구나 어떤 만남을 통해서 길이 펼쳐지는 것처럼.

 

 

 

 

    

    162.0x130.3cm

    

 

 

그녀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면서 아름다움을 잉태하는 순간의 고통을 보려한다. 잉태한 생명의 산고(産苦) 그리고 신앙적 고백에서 흐르는 찬미를 귀하게 껴안는다. 깊은 우물에서 퍼 올리는 청량한 샘물처럼 내적 풍요로움이 샘솟고 더 좋은 작품으로 탄생될 것 같은 희망이 있고 그렇게 관람자에게 아름다운 이야기의 소통으로 다가가려 한다. 어떤 사람은 치유가 될 수 있고 기쁨이 될 수 있고 또 교육적 도움을 받을 수 도 있듯이 작품은 관람자와 나와의 대화이다.”

 

 

 

출처=-권동철, 이코노믹리뷰 2013527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