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화가의 아틀리에

[한국화가 이창훈 아틀리에①] 내 마음속 자연(르포,이창훈, 이창훈 작가,화가 이창훈, 이창훈 화백, Artist of Korean painting, Lee Chang hoon)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5. 6. 12. 19:45

 

이창훈 화백

 

 

 

한국화가 이창훈(Artist of Korean painting, Lee Chang-hoon). 아호(雅號) 우전(牛田)소가 부지런히 밭을 갈 듯이 항상 먹을 갈고 닦아라는 의미의 예술철학이 고스란히 녹여져 있다. “예술이란 그냥 뱉어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내면에서 건져내는 싱싱한 마음의 표상(表象)”이라고 그는 말했다.

 

 

 

   

 

 

 

평소 조용하고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는 화가의 성품과 닮았다. 홍익대에서 멀지 않은 성산동 한적한 주택가 그의 화실엔 우선 커다란 목재 화판(畵板)위 화선지를 고정시켜 진행 중인 작품이 눈에 들어 왔다. 먹으로 그려낸 수직의 도심 빌딩과 아파트 그 아래로 펼쳐진 봄날의 꽃밭들이 그려지고 있었다.

 

몇 번을 방문했었지만 이 작업대만큼은 이동이 없다. 구도(構圖)에 따라 양반다리 자세로 혹은 무릎을 꿇고 몰입하는 붓놀림과 고요한 심상(心象)의 영감(靈感)이 일체가 되어 치열한 작가정신이 녹아드는 바로 그 공간이었다.

 

 

 

   

 

 

 

자연에서 얻은 작품을 그리다 보면 그 작품이 내 자신에게 들어온다. 자연과 내가 일체가 되어 숨을 쉬는 것이다. 자연도 인간과 똑같다. 안개와 바위와 흙은 인간의 뼈와 살과 같고 풀은 머릿결, 안개는 입김처럼. 내 마음속에 들어 온 자연을 다시 화선지에 쏟아내는 것이 나의 작품이다.”

      

하얗게 눈 내린 한적한 산골마을 초옥(草屋)과 나목의 가지에 앉은 까치 한 마리의 풍경은 단숨에 시간의 매듭을 풀어 마음 깊은 심상으로 들어온다. 작가는 그 마을 길목엔 꿋꿋하게 버티고 서 있는 아름드리나무를 대담한 먹의 필치를 구사하고 있다.

      

이름 없는 중생(衆生)의 철없는 노랫가락이 적요의 산사(山寺)에 흔적 없이 지나갔을까. 육중한 바위산에 앉은 암자의 추녀끝이 날렵하다

 

 

 

   

 

 

 

 

 

출처=-권동철, 이코노믹리뷰 201362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