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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이은경(LEE EUN KYUNG)|러브 코끼리-재롱이 넘치고 명랑한 아기 코끼리(이은경 작가)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5. 5. 11. 19:47

 

행복-코끼리, 45.5×38, 2015

 

 

 

초원은 푸르고 강물은 언제나 싱그러운 물결로 넘실댔다. 밀림의 그곳엔 아기 코끼리 피키와 엄마코끼리가 살고 있었다. 재롱이 넘치고 명랑한 아기는 언제나 엄마의 귀여움을 독차지 했는데 가끔씩 개구쟁이 짓을 하여 종종 꾸중을 들을 때도 있었다.

 

먹을 것이 풍족하고 가끔씩 내리는 소낙비는 더위를 식혀주었다. 그러나 밀림은 언제나 예상치 못한 위험들이 늘 있게 마련이어서 엄마코끼리는 아기의 주변을 챙기며 보호하려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특히 피키는 강물에서 물장구치며 노는 것을 좋아했지만 때때로 악어들이 나타나 엄마를 놀라게 하기도 했기 때문에 응석을 모두 받아주지는 않았다.

 

 

    

 어린왕자-코끼리, 80×30, 2015

 

 

 

그러나 며칠 전 아기는 엄마의 말씀을 잘 듣고 착한 일을 한 적이 있어서 내일 강가에 가서 목욕하자고 칭찬해 주었다. 너무나 기쁜 아기코끼리는 좋아라하며 콧노래를 부르다 소록소록 엄마 품에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화창한 날씨는 숲속을 신비로운 풍경으로 바꿔 놓았다. 새들은 노래하고 햇살은 씨앗이 싹트기 수월하게 따스하게 비춰주었다. 한낮엔 숲속의 모든 생명들이 낮잠에 들게 할 정도로 더위를 느끼게 했다. 피키와 엄마는 천천히 얕은 강가를 향해 걸어갔다.

 

 

 

러브 코끼리, 30×30Mixed Media, 2014

 

 

 

그런데 어디선가 다급한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피키는 엄마에게 조그만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요?” 그러자 엄마도 그럼 조용히 귀를 기울여보자구나라며 가만히 서서 집중했다. 강가에서 다급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코끼리 모자(母子)는 걸음을 재촉하여 다가갔다.

 

그때였다. 어린아이가 수심이 깊은 강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점점 떠내려가고 있었다. 조그마한 보트에 탄 아저씨는 아이를 건져 올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피키는 엄마에게 말했다.

 

 

    

러브-코끼리, 20×40Mixed Media, 2014

 

 

 

저곳은 위험해요. 수심이 깊고 물이 빠르게 흘러가는 곳인데 우리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그러자 엄마는 내가 할 수 있단다. 대신 너는 강물에 들어오지 말고 뭍에 꼭 기다려줄 수 있겠니?”라고 물었다. 피키는 금방 고개를 끄덕이며 큰 눈을 깜박이며 약속했다.

엄마코끼리는 천천히 강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강물이 얼마나 깊었던지 큰 키의 코끼리가 거의 물에 다 잠길 정도였다. 그리고 소년에 거의 다가간 엄마는 긴 코를 소년을 향해 쭉 뻗어 몸을 감아 안전하게 뭍으로 걸어 나왔다. 그날 오후 늦은 시간까지 엄마 코끼리 등에 앉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아기 코끼리 피키와 소년의 모습이 보였다.

 

 

 

 

출처=이코노믹리뷰 2015511일 글-권동철(기사원문=월간 리더피아 20155월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