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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이은경|‘러브 코끼리’-사랑과 평화를 꿈꾸는 열린 마음 (LEE EUN KYUNG, 이은경 작가)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5. 5. 2. 12:56

 

러브 코끼리-에덴동산, 30×60

 

 

 

화면의 핵심을 이루는 플롯(plot)러브 코끼리를 중심에 놓고 있다. 그리고 여인, 어린왕자, 커피, 자연 등 대상과 코끼리와의 관계성을 지속적으로 천착해 오고 있는데 친숙하며 순종적이고 평화적인 남다른 모성으로 가족애를 이루고 살아가는 코끼리의 친화력을 부각시키고 있다.

 

화가의 탁월한 조형감각은 생생한 묘사의 자연스러움으로 우러난다. 코끼리와의 대화를 함께 꿈꾸는 동심스토리의 어격(語格)으로 풀어냄으로써 조용한 가운데 살가운 마음씨를 나누는 친근한 동행자의 감정으로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러브 코끼리-입춘대길, 60.6×40.5

 

 

 

이를테면 코끼리기와 여인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존재자로 행복에 젖은 만남의 기쁨 넘치는 표정을 보여준다. 또 조각달을 바라보며 회상에 젖고 달빛에 하늘거리는 꽃잎의 향기로운 숲길을 걸으며 사색에 잠기는 화면은 같이 웃고 바라보는 행복감을 전한다.

 

그녀는 위트와 수줍음, 무언의 몸짓과 표정을 특유의 재기 넘치는 화법으로 풀어내고 있다. “힘으로 지배하며 대항하기보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고, 힘 있는 것들과 벗하기보다 따뜻한 작은 마음을 받아들이려는 너의 눈에서 어린아이의 천진한 웃음을 보았다라고 작가노트에 메모했다

 

 

 

   

러브 코끼리-어린왕자, 80×30

 

 

 

 

온전하게 열린 내면의 소망

코끼리와 어린왕자 그리고 여인. 달빛과 미소 머금은 태양과 만개한 꽃. 나아가 인간과 코끼리가 우정을 나누는 참사랑의 동산언덕은 서로의 존재를 쓰다듬고 동경하며 길잡이를 자청하는 돈독한 우애를 드러내 보인다.

 

그러한 바탕엔 이들이 열린 마음의 진정성이라는 강력한 소통도구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들을 하나로 묶는 공통연대감은 바로 순수성이다. 일부이겠지만 인간의 전유물로만 여기는 존엄성을 코끼리와 동일선상에 놓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코끼리의 존엄을 중시한다는 것은 곧 에 대한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강렬한 메시지인 것이다.

 

 

 

   

러브 코끼리-축복, 45.5×38Mixed Media, 2015

 

 

 

강과 초원과 숲에 살아가는 코끼리와 인간의 집이라는 삶의 양식을 감안할 때 생존공간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화면에 공존함으로써 이뤄내는 하모니에선 지구에서 같이 살아가고 있는 기원(起源)의 공감 그 자연스러운 친숙함을 은유하고 있기도 하다.

 

때문에 러브 코끼리는 단순히 유년의 꿈과 희망에 머물지 않고 인간과 동물의 공존, 나아가 인류가 지향해야 할 가치를 제시하고 있다. 사랑과 평화를 꿈꾸는 인류의 소망을 더욱 승화시키는 첫 걸음은 아이들 마음처럼 온전하게 열린 내면의 비롯됨에서 단서를 찾아보자고 말을 건네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화가 이은경 작품세계가 구현하고자하는 동화적 이상향을 향한 꿈과 사랑 그리고 평화의 판타지(fantasy)와 다름 아닌 것이다.

 

 

 

 

출처=-권동철, 이코노믹리뷰 201552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