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오관진(OH KWAN JIN)
오관진 작가는 몇 번을 보아도 늘 고요한 사람이다. 말수도 많지 않고 그럼에도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 씀씀이가 아주 섬세하다. 한 점, 한 획을 그을 때도 그는 온 신경을 팔과 손끝으로 모아 집중해 그 에너지를 쏟는다. 그의 작품들에서는 요란하거나 화려한 장식적인 겉멋을 볼 수 없는 것도 작가의 이러한 성품과도 많이 닮아 있다.
그래서인가. 화면에서는 고요한 여운과 포근한 미감의 맛스러움이 배어나온다. 관람자의 마음을 이끌어 작품 화면을 나직이 한참 동안 응시하게 하는 동화(同化)의 힘은 그의 자연과 인간 존재에 대한 통찰(洞察)에서 비롯된 미학이다. 홍경한 미술평론가의 “이미지들과 사물 간 대비가 강한 색감, 서정의 미를 내포한 공간 등은 작가 오관진의 예술세계를 잘 설명하는 언어들”이라고 한 것도 바로 이 맥락에서 작동하는 원리들이다.
그는 눈으로 보는 이전의 어떤 울림, 그 세계를 매우 소중하게 생각했다. 동(動)과 정(停)을 포용한 울림은 과연 어떤 것일까. “그것은 소리의 세계”라고 작가는 간결하게 말했지만 이 몸과 정신의 소리로 확장된다. 소리의 울림을 위해 작가는 미처 빚다 만 듯한 투박한 막사발, 기품을 함유한 세련미가 일품인 분청사기에서부터 세상의 모든 넉넉함과 온유함을 끌어안은 달항아리까지 그 균열의 선 하나하나를 안심입명(安心立命)의 자세로 그리는 것이다.
오관진 작가는 홍익대 및 동국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예술의전당, 파리 라데팡스(프랑스), 화지갤러리(일본 동경) 등지에서 개인전을 20회 가졌고 이스탄불 아트페어(터키), 화랑미술제 등의 교류전에 140여회 참여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아시아미술대전 대상 등을 수상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문화전문기자 권동철 (2011년 1월 17일 기사)
'우리시대의 美術人'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양화가 조광기 (CHO GWANGGI) | 소중하고 아름답고 존귀한 본연(本然)의 가치 (0) | 2014.10.10 |
---|---|
서양화가 김수정 |사람과 자연, 두 존재 ‘참됨’의 울림 (0) | 2014.10.07 |
화가 정길채(GIL CHAE JEOUNG)|치유와 공감의식의 탐구 (0) | 2014.09.05 |
CHO HOON|조각가 조훈 -통념들에 대한 일침 (0) | 2014.08.18 |
〔나의 작품을 말하다〕화가 이동철(LEE DONG CHEOL)|異種의 어울림 세계의 열림( Kassel(카셀) 미술대, 李東喆,이동철,이동철 작가, (0) | 2014.08.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