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식

박동윤 작가‥고요의 생명력 그 미묘한 파동[서양화가 박동윤,朴東潤,Park Dong-yoon painter,Park Dong Yoon,세종뮤지엄갤러리,박동윤 화백]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24. 10. 25. 18:43

전시작품에서 서양화가 박동윤. 사진=권동철.

 

한지의 새로운 조형성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열망과 신념의 서양화가 박동윤 서른네 번째 ‘Affectionate Things(애정이 깃든 사물들)’기획초대전이 주목받고 있다.

 

10월16일 오픈, 27일까지 세종대학교 세종뮤지엄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전시는 보온과 습도에 강하고 질긴 한지재료특성을 디지털메커니즘에 호응하듯 단순과 반복의 컨템퍼러리(contemporary)한 물성으로 혁신시킨 총41점을 선보이며 미술애호가들의 호평 속 성황리 진행 중이다.

 

전시전경. 사진=권동철.

 

전시장에 들어서면 끝없는 지평선 같은, 심원의 바다에 한줄기 빛이 스며들어 깊은 감도의 물방울을 터트려 경계가 없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놓은 듯 작품과 조우하게 된다. 입체로 세워진 색(色)한지 ‘날’이 조명을 흡수하며 발산하는 원색의 강렬한 컬러에 호기심으로 이끌리게 되는 배경이 된다.

 

정면에서 보면 숨겨진 질서의 직선 ‘날’들이 드러내는 팽팽한 차가움과 경쾌한 선(線)의 맛이 엄정한 질서를 다스린다. 측면으로 시선을 돌리면 부조(Relief)화된 겹겹 면이 묵직한 정중함으로 융화된 넉넉하고 미묘한 파동으로 일렁이는 듯하다.

 

전시전경. 사진=권동철.

 

박동윤 작가 ‘날’작업은 한국성을 드러내는 요소들 이를테면 선, 면, 질료, 정신성을 시현(示顯)한 서정적 추상작품으로 모든 형상성을 단순간결하게 응축시킨 작품들이다. 보이는 부분과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표현해 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날’의 조형은 평면물성이라는 한지의 기본적 원리를 입체화시킨 발상전환의 미학과 다름이 없다. 평평했던 종이를 ‘세운 것’이지만, 그러함으로써 한지가 3차원의 부피를 드러내는 형체의 ‘사물(Things)’이 되는 구조화를 통해 궁극으로 자연성을 극대화하는 순수상태의 추상회화로 변환시켰다는 점이다. 이것이 박동윤 회화의 가치이자 힘이다.

 

전시전경. 사진=권동철.

 

한지부조(浮彫)형식을 통하여 입체의 동적요소를 나타내 한국인의 흥(興)이 담긴 리듬성과 서예자획(字劃)의 역동성이 내재된 정신성을 담보해냄으로써 현대성과 고졸미를 아우르는 사의(寫意)의 한지풍경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전시전경. 사진=권동철.

 

전시장에서 만난 박동윤 화백에게 관람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청했다. “작품에서 고요함과 생명력에 다가서는 감성을 공유했으면 한다. 나의 ‘Affectionate Things(애정이 깃든 사물들)’연작은 실존을 찾는 것이 아니라 부드럽게 어루만져진 정신성과 교유하며 느껴보는 것이기 때문에 열린 시각과 그러한 마음을 가지고 관람을 해주시길 소망한다.”

 

전시전경. 사진=권동철.

 

한지부조 박동윤(Park Dong Yoon,1957~)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및 동 대학원 졸업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홍익대학교현대미술관, 박수근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있다. 공주교육대학교 명예교수이다.

 

[글=권동철, 10월21일 2024. 인사이트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