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림에서 이상향을 찾아가는 완전한 자아 만나게 되길”
“나는 이 세상이란 무엇이며 궁극적으로 ‘나’는 누구인가를 찾아가는, 존재에 관한 사유를 그림으로 표출하는 예술철학을 하는 화가이다. 방법적으로 구체적인 상(象)을 가지고 추상을 하며 그것들을 일루전(Illusion)을 가지고 제작한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오른 후 도착한 곳은 서울종로구 산꼭대기 동네 고영훈 작가 화실이었다. 세 그루 소나무가 서로의 영역을 배려하며 가지를 뻗고 있는 정원에 서서 바라본 해맑게 푸르른 초가을 하늘이 정말 손에 잡힐 듯 했다.
고영훈 작가는 이일 미술비평가가 커미셔너로 첫 물꼬를 튼 1986년 제42회 베니스비엔날레에 한국대표작가로 출품 참여했고 한국현대미술이 세계로 뻗어 나아가는 중요한 전환기에 방점을 찍은 화가로 기록되고 있다.
이와 관련, 1986~93년까지 이탈리아 ‘베니스비엔날레’를 재조명하는 전시(9월3~10월26일)가 서울 ‘스페이스21 갤러리’에서 현재 진행 중이다. 고영훈의 당시 오리지널출품작 ‘스톤북 1986(제주도립미술관소장)’과 신작을 관람할 수 있다.
달항아리 ‘몽중호(夢中壺)’ 관람자에게 바라는 작가의 마음을 물어 보았다.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다. 내 그림을 보면서 속도의 메커니즘 속에서 이상향을 찾아가고 꿈꿀 수 있는 산소 같은 그림으로 봐 줄길 바란다. 멍 때리며 숨고를 수 있는 안식처로 온전히 자아를 만나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한다.”
제주출신화가 고영훈(高榮勳, Ko Young Hoon, 1952~)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및 동대학원 서양화과 석사졸업 했다. 제주갤러리-인사아트센터, 가나아트 뉴욕(미국), 살라마 카로 갤러리(런던), 마리사 델레 갤러리(뉴욕), 쿤스트헨델 프란스 자곱 갤러리(암스테르담), 알랭 브롱델 갤러리(파리) 등에서 다수 개인전을 가졌다.
[글=권동철, 10월4일 2024. 인사이트코리아 10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