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식

화가 위명온|‘황톳빛’ 연작-오래 된 기억의 편린 울컥 떠오르는 듯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4. 6. 14. 01:14

 

화가 위명온

 

 

 

토속적 질감에 유년의 회귀담다

 

편안한 풍경은 어떤 것일까. 아마도 유년의 뜰에 번지는 저녁 햇살처럼 낡고 익숙해 두 다리를 쭉 뻗거나 마음이 한껏 여유로워 숨쉬기 좋은 것이 아닐까서양화가 위명온의 황톳빛연작에서는 어느 가을 날 툇마루에 깍지 무릎을 하고 앉아서 두고 온 고향 친구의 얼굴이나 또 오래 된 기억의 사소한 한 조각이 울컥 따뜻함으로 떠오르는 풍경을 만난다.

 

화면에는 뭉툭한 흙 고구마를 키워낸 황톳빛이 있고 흙담에 뿌리를 내리고 나불나불 잔소리를 옹알대는 풀꽃들이 가슴 미어지게 생기발랄하다.

 

 

 

황톳빛-땡볕 50×61watercolor

 

 

그뿐이랴. 토방 아래 무더기진 채송화며 뒤뜰 담벼락에 붙어 선 봉숭아며 시도 때도 가리지 않고 훼를 치던 닭과 그 닭을 쫓아 장난질하던 강아지, 고양이, 오리, 돼지 등이 등장한다. 그렇게 화면에 빠져들다 문득 슬쩍 시치미 떼고, 불어 지나는 바람 한 줄마저 잡아넣지나 않았을까 찾아보게 된다.

 

바로 지나버린 시간의 여백 위에 유년의 회귀를 담보한 듯 낡은 것, 편안한 것, 오래된 것, 그리고 눈물 나게 사소해 존재 자체가 아무 것도 아니면서 늘 그 자리에 있는 그런 것들이 소재의 주인공들이다.

 

작가는 조개껍질 가루, 모래, 석채, 황토 가루 등 원래 대상이 갖고 있는 질감의 토속적인 성질을 재현하는 것에 많은 무게를 둡니다. 얼마 전부터 물상의 한두 꺼풀을 빼낸 빛깔인 모노톤의 단색 화면이 자꾸 눈앞에 어른거립니다그 남아 있는 색채로 조망이 되는 차분하고 안정된 구상에 곁눈질을 시작한 지 오래고 앞으로 제 작업의 숙제라고 밝혔다.

 

 

 

황톳빛-양지 뜸 60.6×50oil on canvas

 

위명온 작가는 전남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동 교육대학원을 수료했다. 일본 아이치교육대학에서 연구 유학했으며 일본에서 10여 년 작품 활동을 하다 고국에 돌아와 현재 전남 장흥청소년수련관장 겸 이 곳의 상담지원센터장으로 있다. 그는 개인전으로 나직하게 말 걸기(일본 시모노세키, 포스트갤러리 레트로) 등을 가졌고 상해 엑스포 기념 한··일 미술교류전(중국), 뉴아트 아트페어전(서울) 60여회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문화전문기자 권동철 (201099일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