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내면의 꿈과 극적판타지
“정원은 하나의 천막 지붕으로 덮여 마치 담소 살롱(salon de conversation) 같았다. 이 얼마나 멋진 살롱인가! 온갖 꽃들로 가득한 화사한 화단은 거대한 화분 같아 그것을 한번 본 사람은 누구나 찬탄을 금치 못했다. 오솔길의 모래는 새로운 천으로 덮어버렸는데, 흰색 공단 구두를 위한 배려에서였다.…이곳까지 마법의 노래 같은 오케스트라 소리가 침투해 들어왔으며, 춤추고 싶어 안달이 난 어린 여자 아이들과 약간의 야식을 먹으러 온 얌전한 젊은 여성들이 이 규방을 둘러싼 세 개의 꽃의 회랑 안을 행복한 그림자처럼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도시의 산책자,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 1892~1940) 著, 조형준 옮김, 새물결刊>”
“작업실을 몇 번이나 옮겼지만 품고 다닌 작품인데 제주도에 정착하면서 비로써 완성했다.”는 ‘요정의 생일파티’작품. 화면엔 천사가 행운의 열쇠(key)를 건네고 발레리나, 돌고래, 하늘을 날아다니는 곡예사, 피아노, 풍선 등 갖가지 극적(劇的)요소로 가득하다.
그런가하면 누구에게는 이루지 못한 꿈, 아스라한 기억의 여운으로 남아있는 공간, 영혼을 적시는 노래로 흐른다. 또 상큼발랄 살랑거리는 바람결에 실려 오는 묘령(妙齡)의 독백 그런 아스라한 장면(scene)도 스며있다.
청중에게 환상적 착상을 불러일으키는 피아니스트 클라우디오 아라우(Claudio Arrau)와 네덜란드 콘세르트헤바우 관현악단(Royal Concertgebouw Orchestra)협연. 그리고 베르나르트 하이팅크(Bernard Haitink)가 지휘한 브람스(Brahms) ‘피아노협주곡 2번(Piano Concerto No.2 in B flat, Op.83:3. Andante-Più adagio)’이 발돋움하는 유려한 선율로 화폭에 흐른다.
제주해변과 숲길을 느리게 산책하면서 영감을 얻은 몽상적판타지(Dreamy Fantasy)의 화폭은 무엇에 구애됨이 없는 자유로운 선(線)으로 드러나고 존재의 절정을 드러내는 야생화의 꿈은 윤정원 특유의 화법인 음악적 감각으로 피어난다.
책을 읽어주는 사람과 그 이야기를 들어주는 새. 본성(本性)으로 성장하는 줄기와 풀들의 싱그러운 운율 그 음표로 반응하는 동화 같은 풍경이다. 작가는 “자연과 동화되는 드로잉 작업을 무엇보다 많이 한다, 내가 그들과 함께 숨을 쉰다는 공존의 미학을 공유하는 시간”이라고 했다.
“2021년 초, 제주도의 해변과 숲이 있는 곳에 작업실을 마련했다. 인생 2막을 시작하는 것 같다. 바람 쐬고 싶으면 바닷가, 오솔길이 바로 앞이다. 아주 적절할 때 자연이 있는 곳으로 갔고 정신적 여유도 즐기게 된다. 이번전시를 보시는 분들이 ‘밝은 그림 보고 가서 너무 좋다’라고 할 때 고맙다. 제주풍광이 내게 들어 온 것이다.”
한편 윤정원 작가 ‘공기와 꿈(AIR AND DREAMS)’ 개인전은 서울강남구 논현로 소재, ‘갤러리JJ(Gallery JJ)’에서 9월30일 오픈, 10월29일까지 미술애호가들의 호평을 받으며 전시 중이다. 50여점 평면회화, 설치, 미디어영상 등 멀티디서플러네리 아티스트 윤정원(Multidisciplinary artist Yoon Jeongwon)으로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일상과 화가의 길에 대해 물어보았다. “나는 작업실에 출근하고 퇴근하는 스타일이다. 월급 없는 노동자이지만, 그러나 그 일이 얼마나 좋으면 누가 시키지도 않는데 스스로 30년을 해오고 있겠는가!”
◇윤정원 작가
2001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조형예술대학 대학원 졸업. 2000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 수학. 1999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조형예술대학 졸업.
◇Jeongwon Yoon
2001 MFA, Staatliche Akademie der Bildenden, Künste Stuttgart, Stuttgart, Germany. 2000 Kunstakademie Düsseldorf, Düsseldorf, Germany. 1999 BFA, Staatliche Akademie der Bildenden Künste Stuttgart, Stuttgart, Germany.
△개인전=우주의 꽃, Window Gallery at 갤러리현대(서울,2009). 최고의 사치, 트렁크갤러리(서울,2013) 등 다수. △수상=2019 DDP Spirit, 국제 미술상 2000.
△Solo Exhibition=2013 La Stravaganza, Trunk Gallery, Seoul. 2009 Flower of Universe, Gallery Hyundai Window Gallery, Seoul, ect. △Award=2019 DDP Spirit, 2000 International Art Prize.
△글=권동철=10월6일 2022년. 이코노믹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