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에코페미니즘 시적해석의 소통
서양화가 서유정‥‘불온한 단상’초대전, 9월25~10월15일, 리빈 갤러리
“그것(생)은 인간의 집합적인 내면적 힘, 특히 널리 팽배해 있는 합리적 오성의 힘을 거부하는 감정과 열정의 비합리적 힘을 말한다.<‘해석학이란 무엇인가’ 中 볼노브 말, 리차드 E.팔머, 이한우 譯, 문예출판사 刊>”
무딘듯하나 뾰족하고 날카롭거나 다분히 감각적 컬러가 말을 걸어온다. 초원의 바람을 그리워하는 양(羊) 소리는 실제(實際)외침처럼 가깝다. 그런가하면 현대문명에도 여전히 명성을 이어오는 카펫격자무늬 그리드(grid) 기호, 차가운 창밖도시 부푼 풍선의 갈구, 어머니자궁에서 안락하게 유영하는 아이가 등장하는 재현에서 주장되는 출산의 모성이데올로기….
◇차이의 본질 문화적 페미니즘
강렬한 색채의 심상(心像)은 암묵 중에도 선명한 메시지를 내포한다. 작가는 “불완전한 상태로 유보된 단편화이미지들은 안정된 예측이나 판단을 와해시킨다.”라고 했다. 그럼으로써 “각기 다른 파편들과의 상관관계를 통해 보충될 수 있고 또한 예상치 않았던 의외성의 조합으로 인해 시적해석이 다시 개입된다.”는 것이다.
이는 서유정 작가 작품세계를 함의한 ‘유효한 계열화(畵)’, ‘불온한 단상’ 등 뉘앙스와 맞물리는데 사회·문화적 불협화음의 문화적 페미니즘 얼개로 부각된다. 이러한 몽타주적 회화는 시대정신과 사회적 사건 등을 기록하는 르포형식을 띠는 동시에 차이의 본질(essence)을 역설하는 장식으로서의 위트에 이르기까지 예술적 허구와 닮아있다.
바로 이런 부분이 관람자에게 매우 흥미로운 관심을 유도하는 열쇄다. 나아가 이종(異種)들이 혼재되고 때론 융합된 가상공간화면은 집단 또는 개체로 존재한다. 이들은 여성차별에 대한 주체성운동인 페미니즘, 사회적성별의 젠더와 생태학의 연합인 에코페미니즘(ecofeminism)에 이르기까지 내적욕구 혹은 관계에 의해 기록되는 형상의 결합으로 연출된다.
이를 바꾸어 말하면 사회심리학, 구조주의와 갈등, 권력과 정치학 그리고 초월적 자기관계성에 이르기까지의 확장을 드러낸다는 점이다. 쟁점을 미학의 진화로 이끌어내는 작가는 이렇게 적었다. “가설적 구축물이라 할 수 있는 화면의 집합형상들이 나와 관람자가 일부 공유하고 있는 사실과 거짓, 확실하다고 믿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며 사회·문화적 경험과 기억을 소환하기 위한 장치로 역할하기를 소망한다.”
한편 9월25일부터 10월15일까지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소재, ‘리빈 갤러리’에서 ‘불온한 단상’ 초대전을 갖는 서유정 작가(Painter SEOUJEONG, 徐侑廷)는 홍익대학교 판화과 및 동대학원 졸업과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 회화과 석사 졸업, 홍익대학교 회화과 박사를 졸업했다.
최근 갤러리 너트, ‘유효한 계열화’전을 비롯하여 20여회 국내·외 초대전을 개최했다. 홍콩호텔아트페어,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 부산비엔날레특별전 등 90여회 단체전 및 아트페어에 참가하였다.
△글=권동철, 이코노믹리뷰 9월22일,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