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의 美術人

[기억풀이]신철 화백,申哲 作家,SHIN CHEOL,청산도(靑山島),슬로우시티,서양화가 신철,신철 작가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8. 6. 14. 15:49


서울 강동구 화백의 자택 인근 연초록 잎들이 새봄을 노래하는 공원 숲 벤치에서 순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인터뷰 했다. 숲길에서 포즈를 취한 신철(申哲)화백.




[인터뷰]서양화가 신철잃어버린 아름다운 시절을 다시 선물로 주고 싶다

 


생각이 막히거나 작업방향을 못 잡았을 때 며칠간 청산도(靑山島)에서 하염없이 걷기만 한다. 그렇게 3~4일을 보낸다. 그러면 마음을 무겁게 했던 체증들이 녹아내리고 내가 왜 그림을 그리고 있는가라는 본질적 물음을 던지는 나를 만나게 된다.”

 

신철 화백의 고향은 슬로우 걷기(슬로우 시티)’로 잘 알려진 전라남도 완도군 청산도이다. “거기서 답을 찾아 올 때가 많다는 그는 소중한 자연과 인간의 형태를 한 움큼 담아온다. 그래서 갔다 오면 괜히 뿌듯한 느낌과 힘들었던 현실도, 어렵게 보이던 것들도 더 쉽게, 아름답게 보인다고 했다.

 

기억풀이연작에 내재된 순시시절의 운율에 대한 화백의 유년시절이 궁금했다. “다섯 살배기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어머니는 어린동생들을 데리고 식구를 챙기려 도회로 나가셨고 나는 친척집에 맡겨져 성장했다. 감수성이 예민했었던 것 같다. 늘 혼자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거나 청산도 앞바다로 나가 먼먼 수평선을 하염없이 바라보곤 했다. 돌아올 어머니와 동생을 생각하고 그리워했었다라며 잠시 눈시울을 붉혔다.

 

그래서일까. 청산도에서 시작한 그의 그림은 늘 봄과 함께 노스탈지아의 꿈을 꾸게 한다. 봄 산과 바다의 색깔은 아름답다 못해 서럽기까지 하다. 그가 태어나 뛰어놀던 고샅길은 지평선이 보이는 바다로 연결되고 그 끝 언저리에서 한없는 그리움으로 상상의 나래를 펴며 화폭에 나른다.

 

우리 잃어버렸던 아름다운 시절을 당신에게 다시 선물로 주는 그런 심경으로 나는 캔버스와 마주한다.” 신철 작가는 홍익대학교대학원을 졸업했다. 1986년 제1회를 시작으로 전북도립미술관서울관, 가나인사아트센터, 무비갤러리 등 38회 개인전을 가졌다.

 

=권동철/인사이트코리아 2018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