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 중 포즈를 취한 문수만 작가.
[인터뷰]서양화가 문수만‥작업을 하다보면 더 나아져 멈출 수 없다
“5~6년 동안 대전근교 공기 좋은 계룡산, 계족산속에서 스케치하면서 보냈다. 그때는 식물에 관심이 많았다. 붓꽃, 아이리스 또 어떤 땐 나비처럼 보이는 파피오페딜럼(Paphiopedilum) 등 날아가는 형태의 꽃을 많이 그렸다. 자유롭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다 나비작업을 시작했는데 자화상이라 여겼다.”
진달래가 곱게 피어난 서울 광진구 소재, 문수만 작가의 작업실을 방문했다. 그는 학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출신이다. 잘 나가던 발명가였고 사업가였다. 20년 전, 암 투병을 시작하면서 미술과 인연이 시작되었다. 회복과정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그리면서 병을 이겨낸 것이다.
“투병할 땐 열심히 살고 착하게 살았는데 나만 왜 병에 걸리나하는 생각을 하며 원망했다. 그림이 병마에서 나를 살려 낸 일부분이기도하고 그런저런 업보를 풀어간다고나 할까 그러면서 다시 살아났다고 생각하고 있다. 근작 ‘프랙탈(FRACTAL)’시리즈도 그런 감각에서 점점 향상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도다완의 굽, ‘매화피(梅花皮)’로도 불리는 그것에서 얻은 영감을 작품표면의 마티에르에 응용하여 결합한 것은 작가의 발명가적 상상력과 공학적지식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작업을 해나가면서 굉장히 나아진다는 것을 선득선득 느끼게 된다. 더 이상 없다고 생각하다가도 작업해보면 더 진전되는데 그래서 멈출 수가 없다.”
문수만 작가는 한남대학교대학원 조형미술학과 석사 졸업했다. 가나아트스페이스(서울), 모리스갤러리(대전)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한편 그는 올 상반기 주요 전시를 앞두고 있다. 열다섯 번째 개인전을 일본 고베시, 갤러리 키타노자카(GALLERY 北野坂)에서 5월22~27일까지 가진다.
“화가의 삶이란 인간답게 죽을 수 있는 여유 그것의 한 수단 또는 그런 깨우침을 주는 것이라 여긴다. 작업을 하면서 치유 받고 어떻게 하다 보니 그런 각성이 가슴 속에서 솟는다. 그래서인지 작업은 하면 할수록 편안하게 받아들여진다.”
△글=권동철/2018년 4월9일자 이코노믹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