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한국]지면기사

〔Takyoung Jung,재불화가 정택영〕3월24~4월25일,퐁데자르갤러리서울(Galerie Soufflot,Yves Klein,정택영화백,정택영작가,서양화가정택영)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7. 3. 15. 01:56


69.5×60, 2016




인간과 자연의 조형적 스펙트럼


 

나의 가슴에 언제나 빛나는 희망은 너의 불꽃을 태워 만든 단단한 보석, 그것은 그러나 흰 빛깔 아래 응결되거나 상자 안에서 눈부실 것은 아니다. 너는 충만하다, 너는 그리고 어디서나 원만하다, 너의 힘이 미치는 데까지……나의 눈과 같이 작은 하늘에서는 너의 영광은 언제나 넘치어 흐르는구나!”<김현승 시, , 미래사>

 

 

쏟아져 내리는 햇살이 대지에 부딪힌다. 수줍은 척 연분홍꽃잎이 필시 내밀하고 촉촉한 음성으로 그 빛을 유혹했을 것이다. 그러나 어찌하랴. 볕이거나 아니면 잔바람에 날리는 꽃잎 중 누가먼저랄 것도 없이 가지런히 봄을 부른다. 화면은 작은 나뭇가지, 창 너머 보이는 생경한 정경의 광활한 우주공간에 움트는 활력과 존재들의 은유로 호흡한다.

 

춘하추동에 내재된 함축된 에너지는 빛으로서만 존재하는 생명이라는 것을 상기시킨다. 사물 한 귀퉁이에 투과되는 빛의 굴절에서 보아지는 기하학적 선과 오묘한 색채뉘앙스의 시각적 부호는 소통을 이어주는 교감의 코드로 작동되고 지중해적인 코발트와 에메랄드블루 그리고 북유럽복고풍의 중후함이 교차하는 풍부한 색채감은 어떤 마음의 세계를 북돋운다.

 

모든 빛은 고유한 언어를 내재한다. 빛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 사물을 기호론적인 해석으로 무량(無量)한 평면공간에 펼치려했다. 포스트모던 이후 일련의 성적, 폭력적 또는 자기만족에 빠진 작품들이 메가트렌드처럼 이뤄지고 있는 일부 글로벌 작가들의 작품경향과 미디어 등 급격한 환경변화로 인한 현대인의 심리적 고립을 치유할 수 있는 예술의 작용을 근작의 모토로 삼았다.”

    



빛의 언어(The Languages of Light), 200×100Acrylic on Canvas, 2017




블루, 작업의 이상적색채

화백은 프랑스 파리남부 비트리 쉬르 세느(Vitry sur Seine)에서 생활공간과 스튜디오를 함께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다. 집 앞 공원의 900년 된 레바논 백향목 나무숲을 산책하며 아이덴티 티를 생각하고 샹송을 듣고 책을 읽으며 영감을 얻는다고 했다.

 

그의 작품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색감은 블루인데 인터내셔널 클라인 블루(International Klein Blue)’라는 미술용어가 있을 정도로 프랑스인들에게 독특한 시각적 세계를 표현하고 있는 이브클라인(Yves Klein)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심층적이고 심오한 정신세계와 어떤 우주의 광활함을 표현하는 가장 이상적색채로 인식하고 있으며 궁극으로 나의 힐링적 회화세계를 더욱 두드러지게 하는 것으로 운용되고 있다. 더불어 자생적 토양이 한국인의 의식구조 테두리에 있음으로 자연발생적으로 음향오행과 오방색이라는 한국인의 토속적 결과물의 색채를 바탕에 깔고 있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귀결이라고 밝혔다.

 

그는 1986년 프레스센터 내 서울갤러리에서 생의 예찬시리즈로 첫 개인전을 가졌고 2000년부터 빛과 생명을 발표하면서 에 주목했다. 2011년 파리 소르본느대학교 내 수플로미술관(Galerie Soufflot)전시에 큰 의미를 부여했는데 파리관객들에게 동양의 생명성과 우주관을 새롭게 보여주고 인식하게 한 계기를 선사했다라는 찬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정택영 화백


 


서양화가 정택영 작가는 홍익대미대교수(1998~2006)와 재불예술인총연합회장(2011~2013)을 역임했고 현재 프랑스예술가협회원(Member of La Maison Des Artistes in France)이다. 이번 열아홉 번째 빛의 언어개인전은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길 소재, ‘퐁데자르 갤러리 서울에서 324부터 425일까지 열린다.

 

최근 서울을 방문한 화백을 만나 35년 화업 여정의 소회를 들어보았다. “겨울을 지나 가녀린 덩굴식물의 줄기서 싹이 움트듯 강인한 생명에 대한 집착력의 존귀함을 깨닫는 순간 밀려드는 뜨거운 희열을 표현하는 것이 화가의 정신세계 풍요로움이다. 경제적 어려움 속에도 불구하고 본질적 아름다움의 진가를 가슴에 품는 열정이 예술가라는 길을 지탱하는 에너지다.”

    

 

권동철 미술전문기자/주간한국 2017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