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의 美術人

재독(在獨), 서양화가 한영준|사과, 무의식 속 자리 잡고 있는 원시적 욕망(HAN YOUNG JOON,한영준 작가)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6. 8. 5. 18:30


화가 한영준




작가는 최근 1개월여 한국에 머물다 한지 등 한국적 화구(畵具)들을 구입하여 돌아갔다. 쾰른시내에서 떨어진 조용한 외곽에 자리한 소박함이 묻어나는 조그마한 정원이 있는 집에서 그림을 그리며 지내고 있는 그와 이메일(e-mail) 인터뷰했다.

 

한지의 구겨짐 위에 펼쳐지는 무한정신세계를 함의한 현상의 작품세계로 주목받고 있는 구겨짐-phenomena’시리즈에 대한 근원적인 영감에 대한 질문에 뜻밖에도 유년시절 기억을 꺼냈다. “어릴 적 미술시간이 한없이 즐거웠다. 새로 산 도화지와 크레용냄새가 무지 좋아서 무엇을 그려야 될지 생각도 하지 않은 채 행복한 아이의 모습 그대로 그냥 크레용을 들고 있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이런 연유 때문이지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드라마틱함이나 운명과 인연 그리고 고뇌와 그리움을 간직하면서 살아가는 삶의 여정처럼 느껴진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치 구겨져야만 되는 것처럼 너무나 자연스럽게 구겨지는 한지위에 조심스럽게 붓질을 하고 있으면 고요함이 더 해지고 한지와 함께 숨 쉬며 동행한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했다.




   

phenomena, 92×64한지에 크레용과 아크릴, 2016




재독(在獨) 서양화가 한영준(HAN YOUNG JOON) 작가는 마산상업고등학교(, 용마고)를 졸업하고 지난1994년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뉘렌베르크 소재 빌덴덴 퀸스테 아카데미(Akademie der bildenden Künste)에서 회화전공 졸업했다. 22년째 독일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쾰른 대성당(Cologne Cathedral)이 보이는 라인(Rhein)강변을 배경으로 촬영한 사진을 보내 왔다.

 

유럽을 가로 질러 북해로 내려가는 물결은 숨을 멈추게 할 정도로 힘차고 아찔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는 그에게 왜 하필 사과인가라고 물어보았더니 이렇게 답했다.

 

무의식 속에 자리 잡고 있는 원시적 욕망이 아닐까 한다. 사과가 가지고 있는 의미는 단순한 이미지와 동시에 복잡한 우리들 삶, 우주의 부산물같이 느껴진다. 잘 익은 사과는 마음의 풍족함과 기쁨 또 태양과 달이 될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론 은밀하게 마음속 깊이 숨겨놓은 자신만의 욕구와 쾌락일 수도 있지 않을까.”

     

 

경제월간 인사이트코리아(Insight Korea), 2016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