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음악 인문학

〔KIM SUN IL〕 한국화가 김선일|천관산, 남도산수화(김선일 작가, 김선일, 화가 김선일, 天冠山,남도의 봄)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6. 2. 1. 19:44

 

 

 

 

한 번 번지면 다시 칠 할 수 없는 한지. 한 번의 획을 그을 때 마다 땀과 열정을 담지 않으면 완성된 그림을 맛 볼 수 없다. 그것은 마치 인생에 연습이 없는 것과 같다. 한 획의 짜릿함. 그것은 내면세계를 상징한다. 화사하다 못해 눈물 날 지경의 4월의 봄 날. 우리는 저마다 어떤 내 마음의 내재율의 획을 긋고 있는 것은 아닐까. <편집자 주>

 

 

봄 날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추억을 이야기하는 듯한 화폭의 그림. 어디선가 본 듯 낯설지 않은 풍경. 친근감이다. 그래서 김선일 작가의 작품에는 자꾸만 가 주인공이 되는 듯한 흡인력이 있다.

    

봄 길, 꽃이 피는 풍경

봄 길을 간다, 하염없이. 따뜻한 날씨 햇빛은 맑기만 하다. 배꽃, 유채꽃, 벚꽃, 복숭아 꽃. 붉은 황토 들녘이 온통 연분홍 일색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고개 하나를 넘다 한창 절정을 이룬 할미꽃 군락을 만난다. 풀썩 주저 않는 철없는 휴식. 작가는 고향 전남 장흥 천관산(天冠山)의 힘찬 용무(龍舞)를 춤추고 있는 두 그루의 소나무. 그 아래 짙푸른 옥색 봄 바다 위 날아오르는 바다 새들과 노닐며 설레는 가슴으로 화폭에 봄을 싣는다.”고 말했다.

 

 

 

   

 

 

 

천관산, 앞바다

매서운 겨울바람에 득량만 바닷물은 차디차다. 그렇게 한껏 불고 나서야 싱그러운 봄바람이 불어온다. 굽이굽이 돌아가는 해안선과 무수한 섬. 그들로 둘려 싸여 있는 논밭이 함께 어우러진 풍경. 녹색, 분홍색, 흰색, 노란색, 초록, 연두색의 파노라마가 봄이면 펼쳐진다.

 

나의 그림은 어쩌면 천관산을 통해서 남도 특유의 현대적인 진경 산수화를 구현하는데 정신을 바쳤다고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단순한 아름다움을 넘어서 천관산의 위용과 기상 그리고 미적 숭고함과 장엄미를 느낄 수 있는 가장 한국적인 현장. 작가가 남도 산수화의 세계를 포착해 낼 수 있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덧 살 사라진 어법

봉우리와 능선, 준령과 계곡, 평원과 기슭. 장황하고 불필요한 덧 살이 말끔히 사라진 화면. 작가의 개성주의가 극명한 어법의 산수풍경이다.

 

김남수 평론가는 그는 자연의 현상세계를 작가 나름의 내재율에 의한 재해석 등 또 다른 자연을 만들어가고 있는 인간중심의 예술을 완성하려고 하는 자의식이 강한 화가라고 평했다.

 

 

 

   

 

 

 

봄비 갠, 어느 날의 귀향

초록의 싹에 뿌려진 봄비. 비가 갠 눈부신 하늘의 맑은 햇살과 투명하고도 온화한 개울의 물줄기. 김선일 작가의 작품세계는 어렸을 적 고향의 향수를 느끼게 한다. 마치 자신의 본질로 귀향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듯하다.

 

김남수 미술평론가는 자연과 교감하고 묵시적인 대화를 통하여 하나의 근원으로 귀일코자하는 작가의 꿈과 염원은 그가 화폭에 쏟아내고 있는 형상과 사의적인 심상의 이미지만 보아도 짐작이 가는 일이다.”라고 평했다.

 

작가 역시 나를 살찌우는 정신세계는 역시 천관산이 있는 고향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곳을 가는 것이다. 누구나 훌쩍 어느 봄날 고향을 향하듯이.”라고 작가노트에 적고 있다. 한편 그의 스무 번째 개인전이 1118일까지 알파갤러리 초대전으로 열린다.(02)3788-9498.

 

 

 

 200949일 스포츠월드 김태수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