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화가의 아틀리에

〔KIM SUNG HYE〕 서양화가 김성혜|오방빛깔, 고적한 자아를 독려하는 자존(화가 김성혜,김성혜 작가,김성혜,일월도,빛,소니도, Sonido)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4. 5. 9. 00:36

 

  

▲김성혜 작가는 하나면 하나로 옆을 못 보는 천성(天性)이예요. 그래서일까. 세상을 깨닫게 하고 세상사에서 지켜 준 내 그림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하고 행복한 지금입니다. 변치 않는 마음, 초심(初心)의 힘을 믿는다라고 밝혔다.

 

 

 

 

[르포서양화가 김성혜 아틀리에]

 

 

하나하나 형상화되어 표현되는 주제들. 봉황을 비롯하여 여러 생물체들은 홀로 당당히 표현된다. “외로운 작업인데, 외로움이 어느 땐 차라리 쾌감이 됩니다. ‘-Sonido’연작을 수 년 동안 해 오면서 결코 흥분하지 않고 선명한 존재의 형상, 마음의 자각을 잔잔하게 교감할 수 있게 되었지요. 안정감이란 그렇게 다가왔고 작업의 탄생은 자신감의 또 다른 이름이 되었습니다.”

 

 

 

 

50×40

 

 

고독의 겹. 그러니까 혼돈의 괴로움이 쌓인 육신이 스스로 상처를 풀어 헤쳐 나온 뜨거운 붓놀림은 무아(無我)의 지경에서 자아를 만난다. 옆에 누군가 있어도 보이지 않는 이원화(二元化)를 느낄 때, 화가는 그님이 오셨나!”라고 한다.

 

그런 몰입(沒入)의 시간이 흐른 뒤 무색(無色) 캔버스에 우러나는 천지지간(天地之間) 천변만화(千變萬化)의 소식들. “작업과정에서 나를 보았고 알았으며 삶을 배웠어요. 내 작품을 내가 사랑하는 이유입니다.”

 

 

 

 

-Sonido-일월도, 116.7×91Mixed Media, 2013

 

 

 

日月, 고매한 물보라의 선율

 

꽃 한 송이를 우주(宇宙)라 하는 것은 빛과 공기가 함께 피운 때문이리라. 소란에 묻히는 물의 소리, 속세(俗世)에선 폭포가 적막이 된다는 가르침. 눈에 안 보이는 소리와 모습과 형태의 하모니. 산속폭포가 시원한 물줄기의 물보라를 일으키듯 안 들린다고 들리지 않는 것이 아니듯.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동화 인어공주를 읽고 너무 슬퍼 많이 운적이 있어요. 얼마나 왕자가 그리웠으면 그리도 아름다운 목소리를 사람의 다리와 바꾸려했을까. 그림을 하면서 선뜻선뜻 한계를 넘고 싶을 때가 있어요. ()을 잡을 수 있는 작품을 생애에 그려보고 싶다는, 염원(念願)!”

 

가는 사람 되돌아오게, 지나가는 사람이 멈추게 오방색(五方色)은 내면세계를 건드린다. 작가는 아크릴 위주의 혼합재료로 오방색을 기본으로 안정된 색을 추구한다. 일원도(日月圖)가 시각적으로 산봉우리와 폭포가 어우러져 있지만 찬란한 햇빛이 쏟아지고 숲속의 새들이 지저귀는 공존의 정신이 작품에 스며있다.

 

민화적 요소가 배어든 봉황에서 최근의 일월도에 이르기까지 작품과 나, 작품과 관객이 아름답게 어울리는 서정(抒情)을 추구하고자 합니다.”

 

 

 

 

50×60.6

 

 

 

그림 그리다가 그림 속에서

 

모든 화가들이 그렇지만 자신의 작품이 전시되었을 때 관람객들이 감상하는 것은 작가로서 보람이자 한편으로는 두려움이기도 하다.

 

화가는 자기 세계가 정직해야하고 또 그렇게 캔버스에 임해야 합니다. 그것이 제가 해야 할 일 중 가중 중요하고 소중한 일지요. 그림 안에 저의 세계가 있어요. 인생이 거기 있으니 다시 태어나도 화가로 태어날 겁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문화전문기자 권동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