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정향심
초현실주의적인 감미로운 풍경엔 매혹의 눈빛, 우아한 자태, 원초적 관능이 차라리 처절한 듯 발길을 끌어당긴다. 아슬아슬한 속살이 드러나는 여인의 시선엔 헤아릴 수 없는 언어들이 자의식을 대변한다.
이 감각적 감흥의 물꼬는 순간 일어나는 성욕처럼 즉발적(卽發的)이며, 우연성에 의한 붓질로 더욱 강렬한 사유의 미학을 부른다. 오방색 등 원색의 풍부한 색감과 대담하게 노출된 뒤태나 나신(裸身)의 고혹적인 추상화된 형상은 여자의 마음 그 깊은 내면을 표현해냈다.
부풀어 오른 머리카락에 그려지는 생각의 흐름들은 어떤 욕망들을 함의한다. 작가는“여인 형상들은 자화상이자 동시에 신(神)처럼 강해지고 싶고 무한한 능력을 발휘하고 싶은 무의식적인 욕망의 투영이기도 합니다. 일종의 치유와 정화능력을 보여주지요”라고 말했다. 속살 비춰지는 몸과 생각사이를 유연하게 순환하는 물살은 마음의 깊은 공간에 편린(片鱗)들을 실어 나른다.
하여 결핍과 충만의 회로는 애증과 설렘, 이별과 버려짐의 구분을 허물어트리고 산다는 것의 가벼움, 간결함의 열린 아우라를 살랑살랑 두르고 있는 것이다.
한국화가 정향심 작가는 조선대 미술학 석사 및 동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중국 상해·베이징과 정수화랑(서울), 갤러리 드림(분당), 대동 갤러리, 원 갤러리(광주) 등에서 개인전을 16회 가졌다.
△출처=글-권동철, 이코노믹리뷰 2012년 5월7일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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