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의 美術人

서양화가 전경호〔JUN KYUNG HO〕|색한지, 순환과 회귀를 끌어안은 깊이가 결 (전경호 작가)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5. 5. 9. 00:18

 

화가 전경호

 

 

 

 

중첩된 다양한 색의 한지(韓紙). 이를 비스듬히 절단한 면()은 마치 퇴적층처럼 다채로운 색깔의 속살을 드러낸다. 대지와 같이 평평한 수평과 명랑한 리듬이 살아 튕겨 나올 것 만 같은 단면은 물결처럼 출렁인다.

 

이 곡선과 색의 섬세하면서도 오묘한 율동의 파장은 논과 들, 산과 바다를 품은 대자연의 겹겹 쌓인 질서와 인간의 숱한 발자취를 흐르는 노래처럼 들려주는 듯하다.

 

작가는 자연에서 느끼는 아름다운 선 그리고 점이나 기하학적 도상, 곡선화 된 직선 등으로 조형미의 응축된 선이 하나의 숨결처럼 넘실거리는 무릇 그 안의 몸체라고 말했다. 작품의 결과 결 사이에는 무엇이 존재할까. 역사이거나 가족사 혹은 개인의 일기일 수도 있을 것이다.

 

민족정서와 감성의 천년 숨결을 간직하는 한지. 정기(精氣)넘치는 우리산하 능선의 순환과 회귀. 이 둘을 끌어안은 깊이가 결이다. 작가는 바로 이를 통해 자연과 인간이라는 존재가 공존하는 장엄한 풍경을 선사하고 있다.

 

서양화가 전경호 작가는 중앙대 회화과와 일본 다마(多摩) 미술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환원미술관, 조선일보미술관, 갤러리 MOHRI(일본, 동경),갤러리 MOTO(동경) 등에서 개인전을 15회 가졌다.

 

 

 

 

 

출처=-권동철, 이코노믹리뷰 201235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