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의 美術人

〔나의그림 나의생애|한국화가 권의철(權義鐵)-①〕상주(尙州)출신 권의철 화백, Kwon Eui Chul, 한국화 권의철 작가,동양화가 권의철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5. 4. 15. 15:49

 

상산(尙山) 권의철(權義鐵, Kwon Eui Chul) 화백

 

 

 

의 흔적 그 형상화에 끌린 숙명

 

서울 인사동 조용한 카페에서 권 화백과 만났다. 긴 시간 진지하게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그는 경북 상주(尙州) 출신의 화가다. “나이가 들면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의 부피가 커지는 것 같습니다.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는 의미를 깊게 이해하게 된다고 했다.

 

화백은 어릴 적 야산이나 주변 사적지를 오가면서 비석이나 비문을 흔히 접하며 자랐다. 그것에서 느껴지는 감성이나 감흥의 여운이 늘 가슴에 촉촉한 봄비처럼 젖어있다고 했다. 역사물이나 사적지는 오랜 세월의 풍상설한 속에서도 고정된 장소에서 고고하게 자리를 지키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혼()이 내재되어 있음을 어릴 적부터 인지했기 때문 일 것이다.

 

 

   

History-1421, 53.0×53.0Mixed Media, 2014

 

 

나는 소년시절에 이미 화가로서의 삶을 마음속으로 다졌었다. 점점 성장하면서 어느새 이러한 역사물에 깃들어있는 흔적들을 나만의 화법으로 형상화시켜야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내 마음속에서 점점 자라고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감성 풍부했던 소년시절부터 이러한 소재를 대상으로 그렸다가 지우고 다시 그려나가는 반복과 작품구상에 대한 내적갈등을 수없이 일으키다 잠 설친 밤이 많았다라고 덧붙였다.

 

 

   

History-1319, 42.0×42.0Mixed Media, 2013

 

 

천부적 재능과 고향역사물이 준 영감

그는 상주 낙동강가에 있는 낙동동부초등학교시절 미술실기대회에서 특선을 차지함으로써 이미 천부적인 재능으로 주목받았다. 성장하면서 상주 남산중학교 시절엔 특히 고향인근 태백산맥의 한 줄기인 남장산(南長山)에 자주 올랐다. 여름방학이면 그곳에서 스케치도 하곤 했는데 마을에서 산을 가는 길목엔 옛 성곽과 봉화대도 있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전했다. 또한 굽이굽이 흐르는 낙동강의 안개 낀 풍경은 지금도 또렷한 기억속의 절경이라고 술회했다.

 

중학교를 졸업할 무렵 그는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그림공부에 대한 뜨거운 집념의 결정을 하게 된다. 서울의 서라벌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된다. “당시엔 서라벌예대와 한울타리에 있었습니다. 예술고등학교가 아님에도 그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했었기 때문에 시골에서 그 명성을 듣고 도전한 것이지요.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그러한 용기가 스스로 대단했다는 것을 느낀다며 환하게 웃었다.

 

 

   

History-1012, 53.0×53.0Mixed Media, 2010

 

 

고등학교 시절에도 방학이면 남장산에 들어가 그림 작업에 몰두했다. “절에 들어가면 조용하고 평온했어요. 특히 절과 그 인근엔 여러 석조여래상(石造如來像)과 석탑, 산성, 서원, 정자(亭子) 등 역사물들이 많았고 비석, , 자연에 새겨진 세월의 이끼와 흔적들은 나에겐 완전한 영감의 원천이었어요. 단지 작품소재라는 표현을 넘어 숙명적 끌림 같은 것이었지요. 화가의 길을 가려는 청춘의 마음에 확고하게 자리매김한 것입니다.” 그렇게 그린 그림으로 권 화백은 1964년 약관18세에 수묵작품으로 상주에서 그의 생애 첫 개인전을 갖는다.

 

 

 

출처=-권동철, 이코노믹리뷰 201414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