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규준 화백
서울 인사동서 화백을 만났다. 2년 전 귀국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화실서 보았을 때 보다 집중력이 강해진 느낌이 들었다. “그땐 뭐랄까, 시간의 간극이 주는 두리번거림이 있었다. 자연스러운 것이다. 지금은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소재 미리내예술인마을에 작업실을 마련했다. 오는 4월15~28일까지 갖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백송화랑 초대전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에 여념이 없다”고 전했다.
그는 칼리그라프와 관련한 어릴 적 기억을 술회했다. “할아버지 방(房)에 둘러쳐진 서예병풍은 어두침침한 공간에 서 있었는데 어느 날 서예글씨가 꿈틀거리듯 움직이면서 방안을 부유하는 듯 한 착각에 빠졌었다. 우연인지 내가 뉴질랜드에 막 이주했을 때 전혀 다른 환경에서 부딪혔던 자아에 대한 고뇌의 늪에서 그 기억이 떠올랐다. 물에 빠졌다 뭍으로 나온 환희처럼 ‘나’를 확인케 한 코드가 바로 할아버지 방의 수묵서체였다”라고 밝혔다.
그때 작업이 ‘중용’시리즈인데 서체적형상성인 칼리그라프(Calligraph)를 화면에 구현하게 된 것이다. 뉴질랜드에서 15년 동안 작업하면서 기장 기본적으로 일상에서 맞부딪힌 명제는 ‘하나’가 아니라 ‘둘’이었다고 했다. 자연도 한국적 풍경과 뉴질랜드 것이 ‘나’라는 존재에서 양립했는데 그것이 함의되어 있는 대표성이 칼리그라프라는 것이다.
화백은 “서양과 동양, 전통과 현대, 한글과 영어 등 문자와 역사를 비롯하여 적어도 한 사람이 지나온 발자취나 보편적 가치관을 ‘다름’으로 인식하고 있다. 오늘날 하이브리드(hybrid)로 회자되는 이 ‘혼성(混成)의 드러냄’이 나의 회화세계”라고 했다.
서양화가 양규준(Gyu-Joon Yang)작가는 중앙대학교 서양화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원과 화이트클리프 미술대학원에서 학업을 병행하면서 작품세계를 심화시켰고 ‘중용’시리즈를 발표한 2005년 이후 뉴질랜드 리딩 갤러리 중 한곳인 화이트스페이스(whitespace)소속작가로 현재까지 꾸준하게 작품을 발표해 오고 있다. Auckland City, James Wallace Art Center컬렉션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으며 이목화랑, 현대아트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11회 가졌다.
△글=권동철 (에너지경제 2015년 3월4일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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