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mood, 155x50cm acrylic on canvas, 2013
가도(街道)를 지나 포플러 한 그루 외롭게 서 있는 들녘서 바람에 날리는 듯 흑백사진 한 장 우연히 마주하네. 심중의 행로 구김 없는 그리움. 눈(雪) 바람 불던 어느 날 어떻게 하다 너무 외로웠던 시간 떠오른 영상(映像)….
다른 듯 닮은 타원형(楕圓形)항아리 두 개. 목을 길게 빼고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며 안보는 척 나란히 앉은 연인. 그러다 누가 먼저 피식 웃으면 빙긋 따라하다 이마 한 점 빤히 쳐다보곤 다시 킥킥, 한 꽃 송아리이어라.
Male-Female, (155x50cm)x2 acrylic on canvas, 2013
천진난만 사랑스런 항아리여!
아침은 언제나 분주하다. 아빠는 출근준비, 아이 책가방도 돌봐줘야 하고. 잠시 휴식엔 영락없이 귀염둥이 강아지들이 맑은 눈동자로 꼬리를 살랑거린다. 하나가 말 잘 들으면 다 예쁘고 하나가 미워지면 모두 보기 싫지만 그러나 저절로 모여지고 모아져 있는 한 덩어리. 삐죽거리며 날카로운 것 같아도 다시 환기되며 살아가는 하 천진난만 내 사랑스런 항아리들.
친구의 진실한 비평(批評)은 세상을 더 깊게 바라보는 안목을 키워주고 공허의 자리에 새처럼 날아와 어느새 킥킥거리며 응어리 풀어주는 마법의 능력자라네. 한 친구는 낯선 이국(異國)에서 손녀를 얻었죠. 그렇지만 걱정이 없어요. 예쁜 애기도 서로 잘 돌봐주는 우리는 가족이라네.
Friend-ship, 155x50cm acrylic on canvas, 2013
진실의 은유 공감의 설득력
작가의 최근작들엔 가족의 사랑과 친구의 우정에 얽힌 일상의 재미난, 콧등 시큰한 그러면서 가슴 열어 껴안는 따뜻한 잠언(箴言)들로 가득하다. 암‧수 항아리, 엄마아빠와 아이들 그리고 강아지가 한 가족인 우리들 주변 여느 가정(家庭)의 풍경이 담겨져 있다.
화면의 오방색은 가장 진실한 진액(津液)을 찾아가는 길이다. 가족(Family)이 인류공통어라는 점에서 색채의 길 위엔 사람들이 공유한 혹은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관계희망을 아우르는 은유가 미풍(微風) 속 잔잔한 물결처럼 번진다. 그것이 더욱 공감의 설득력을 제공한다.
갈수록 첨단도시‧자본화로 치닫는 시대. 무력감으로 힘들어 할 때 용기를 북돋아주고 에너지의 근원이 바로 가족이라는 점에서 박선영 작가의 교양적 회화 언어는 참 삶에 대한 계몽적인 서정의 아리아(aria)로 울려 퍼진다. 그 선율에 꿈을 일구고 아름다운 삶의 그림을 그리는 가족애의 소중함이 부드럽게 유영(遊泳)하는 물고기처럼 펼쳐져 있는 것이다.
△출처=이코노믹리뷰 문화전문기자 권동철(2014년 6월 17일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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