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전공의 시절이던 2007~2009년 동안 1961년 개원한 국립정신병원(현, 국립정신보건센터)에서 촬영한 흑백사진이 ‘복원(Restoration)’연작이다. 지금은 현대적 건물이지만 당시엔 과거 정신과가 어떠했는지 보여주는 ‘살아있는 박물관’과 같았다. 그곳에서 일상은 종종 다른 공간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곤 했는데 환자들도 병원과 도심 사이 경계의 공간에서 삶의 대부분을 지내셨다. 나와 환자 그리고 공간에 맴도는 여운의 흔적 등이 교차(交叉)하는 마음의 흐름을 포착하고 싶었다.”
한여름 빛살이 초록풀잎에 부드럽게 내려앉으며 강인한 생명력을 선사하는 오후의 명동성당에서 이현권 작가를 만났다. ‘복원’필름 절반정도가 손실되는 아픔을 겪었고 10여년이 흐른 뒤 아주 우연히 사진과 필름들을 발견하게 되는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들으며 대화를 나눴다.
“무엇보다 사진작업과 동시에 진행했던 정신분석과 유사함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라며 다시 찾은 성과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다. “앞으로 ‘복원-Part 1’은 파일로 남아있는 사진과 남은 필름을, ‘part 2’는 버려진 필름 중 이전에 작게 인화한 사진들을 복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며 사진작가인 이현권은 ‘서울 한강을 걷다 10년(세종문화회관미술관,2021)’, ‘이분의 일(갤러리 인사아트,2020)’ 등 개인전 8회와 다수의 기획그룹전에 참여하였다.
[글=권동철, 9월6일 2023,인사이트코리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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