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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JUNG IN WAN]서양화가 정인완‥일탈의 욕망 자연회귀의 기호학[정인완 미술가,정인완 작가]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23. 8. 5. 17:50

Made in Nature-Forest & Sound I, 150×80㎝ Oil on Canvas, 2022

 

“코드는 현존하는 실체들을 부재하는 실체들에 결합시키는 의미화의 체계이다. 의미화가 이루어지는 것은, 기저 규칙들을 토대로, 수신자의 지각(知覺)상에서 물질적으로 현존하는 무엇인가가 다른 무엇을 대신하는 경우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수신자의 지각행위와 해석적 행동이 의미화 관계의 필수적 조건은 아니라는 점이다.1)

 

 

Nature-vertical and horizontal I, 30×30㎝, 2023

 

포플러나무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는 강둑. 잔바람이 불고 펄럭이는 넓적한 잎들이 강물 속으로 뛰어들 듯, 날렵한 송사리 떼들이 어우러져 투명한 시간의 풍경을 드러냈다. 묵언처럼 평온하게 흘러가는 강물에 종이배 하나 떠가는가. 첼리스트 스테판 하우저(HAUSER)연주 ‘River Flows in You’ 선율이 강렬하고도 장엄한 빛의 줄기를 삼림의 대지로 인도한다. 전령(傳令)인가. 앵무새 한 마리가 자연과 문명의 경계에 걸터앉아 가뭇없는 생각에 잠겨있는데….

 

“‘동물도 희망을 품는지 궁금하네요.’ 제인은 미소를 지었다.…‘주인이 집에 오기를 기다리며 창가에서 기다리는 개를 생각해 보세요. 그건 분명 어떤 형태의 희망입니다. 침팬지들은 종종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울분을 터뜨려요. 그건 일종의 좌절된 형태의 희망일 거예요.’2)

 

 

Nature-Wave and verticality, 116.8×80㎝ Oil on Canvas, 2023

 

◇자연과 인공, 현실과 가상의 융합

작품배경은 일련의 세로 줄 모양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은 다채로운 색조와 색상으로 채워지고 수평물결은 어떤 재현되는 풍경변화와 움직임을 시각적으로 전달한다. 부호화의 해석정보를 담은 바코드(barcode)형태는 인공(人工)을 의미하지만 푸르른 창공의, 눈부신 햇살이 깃든 녹색의 녹지를 끌어안는 듯 하나하나의 색상은 저마다의 감정을 담아내며 마치 일상의 활동과 유사함으로 다가온다.

 

이러한 창의적으로 변환한 응축미의 일직선은 정경(情景)의 높이와 깊이를 담보해 낸다. 또 한편, 바람 한 점 없는 고요 속 야릇한 리듬일까. 우울의 잔영 혹은 끝내 채우지 못한 욕망이 흐느적거리다 마침내 형체도 없이 물이 되는 변증의 일깨움인가. 수평화면은 물에 반사되는 모호하고도 고혹적 이미지로 미적감흥의 영감을 서술한다.

 

 

Made in Nature-straight and curved II. 30×30㎝, 2023

 

반사와 투영 그리고 바코드풍경을 컨템포러리(Contemporary)하게 재해석하는 정인완 작가관점은 ‘자연산(Made in Nature)’이라는 명제로 함축된다. 인공적인 것이 인공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 자연이 만들어 낸 반사된 이미지라는 메시지가 이를 말해준다. 그러함으로써 수직과 수평의 되비침 되는 컬러풀한 색상배열은 조화로운 관계를 지속적으로 모색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작가는 현실과 가상이 융합되는 새로운 인식의 지평을 독창적 화법으로 열고 있는 것이다. “구상적인 부분과 추상적인 생각을 하나의 화면으로 전달하는 것은 자연에서 찾을 수 있는 것 중 하나이다. 자연이 선사하는 실로 갸륵한 메시지를 만나려하고 거듭 언제나 예술적 영감과 희망을 준다. 나는 자연이 갖는 웅숭깊은 정화(淨化)의 힘을 믿는다.3)

 

 

[참고문헌]

1)일반 기호학이론(A THEORY OF SEMIOTICS),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지음, 김운찬 옮김, 열린책들, 2009.

2)희망의 책(The Book Hope), 지은이 제인 구달(Jane Goodall), 더글러스 에이브럼스(Doug Abrams), 게일 허드슨(Gail Hudson). 변용란 옮김, 사이언스북스, 2023.

3)정인완 미술가, 자연산-수직과 수평, 직선과 곡선(Made in Nature-vertical and horizontal & straight and curved), 2023.

 

[글=권동철, 8월5일 2023, 인사이트코리아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