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저자 인터뷰

[정년기념화집·도록발간-Affectionate Things-Park Dong Yoon 1987-2022]서양화가 박동윤박동윤 미술가,이동국 서울예술의 전당 수석큐레이터,박동윤 교수,공주출신화가,박동윤 작가,박동윤 화백,조경진 ..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22. 12. 13. 17:14

박동윤 정년기념 작품집 표지. Affectionate Things-Park Dong Yoon 1987-2022, 320쪽, 2022刊.

 

박동윤 화백(공주교육대학교 교수)의 정년기념화집·도록 <Affectionate Things-Park Dong Yoon 1987-2022>이 발간됐다. 내년2월 퇴임을 앞두고 발간된 도록은 한글과 영문평론, 년대별 회화와 다색 동판화, 작가약력 및 작품목록으로 구성됐다.

 

수록된 평론은 다음과 같다. 조경진(Cho Kyung Jin,철학박사,미술비평가)=‘애정의 연대기: 애정에서 정동으로(Chronology of Affection: from Affection to Affects). 이동국(Lee Dong Kook,서울예술의전당 수석큐레이터)=‘3차원의 서()_박동윤의 <Affectionate Things>을 보는 또 다른 시각(Three-Dimensional Calligraphy()_Another lens to view Park Dong Yoon's Affectionate Things)이다.

 

 

(위 왼쪽부터)△Metter-Metter 870E-P, Aquatint 50&times;70㎝, 1987 △청자철화보상당초문매병-Affection, Aquatint 60&times;85㎝, 1996 △Affectionate Things200406, Korean Paper & Oil Painting on Canvas, 30&times;30㎝, 2004 △Affectionate Things200617-P, Korean Paper Casting, 120&times;90㎝, 2006 (아래)Affectionate Things200816, Hanji on Canvas 25&times;70㎝, 2009.

 

​​​​​​이 독자적 사물로 되기까지

=조경진 철학박사, 미술비평가

 

박동윤은 1998년 판화 작품 이후 줄곧 애정이 깃든 사물들(Affectionate Things)’이라는 작품 제목을 써왔다. 1999년 처음 작품에 애정이 깃든 사물들이라는 제목을 붙였을 때, 그 안에는 작가의 작품이 어떤 식으로 변화할지가 예견된다.

 

이를테면, 아쿼틴트 기법의 판화 작품인 <affectionate-minds>(1999)는 한국인에게 애정이 깃든 사물들이라 불릴만한 백자와 민화의 모란 이미지가 사각형태의 전통 장식장 안에 들어 앉아 있다. 여기서 사각의 장식은 그리드 구조를, 구체적 사물들은 추상적이고 보편적인 애정 요인으로의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2006년부터 극적인 변화가 일어났는데 이 작업들은 오늘날까지 부조 추상이라 부를 수 있는 한지 추상화 작품으로 이어지고 있다. 2007년에는 한지 그 자체가 갖는 발색과 투명성을 강조하는 기하적 추상 작품들로 이행했고, 여기서부터 그리드 구조에 미묘한 해체가 일어난다. 추상으로의 전환은 그가 애정이 깃든 사물들에 형이상학적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8년에 이르러 은 회화적 구성에 종속되기보다 사물임을 더 주장하기 시작하며 2009년 이후 은 그 자체로 독자적 사물이 되었으며, 회화는 이제 남을 주인공으로 받아들인다. 공간의 구획은 추상적 선이 아니라, 사물로서의 날의 옷이 되었다. 선도 형태도, 연장도 구조도 모두 날이 만들어 낸다. 이것은 매우 큰 변화이고 일종의 역전이다. 2014년부터 날들은 이제 점차 자신들이 살아 있는 존재임을 분명히 주장하기 시작했다. 이제 사물로서의 날은 연장과 공간의 분할이라는 근대적 기능을 완전히 벗어났다.

 

 

(왼쪽부터)△Affectionate Things 201211, Hanji on Canvas, 227&times;130㎝, 2012 △201609, 180&times;180㎝, 2016 △201605, 130&times;130㎝, 2016 △201901, 180&times;180㎝, 2019 △201905, 180&times;180㎝, 2019.

 

3차원의 서작(書作)

=이동국 서울예술의 전당 수석큐레이터

 

<Affectionate Things>를 마주하는 순간 온 우주(宇宙)는 검붉은 바람의 기운(氣韻)으로 휘몰아친다. 남에서 북으로 북에서 남으로 붉은 바람 검은 바람이 휩싸고 돈다. 하지만 가까이 가서 보면 그것은 분명 몇 겹으로 색색(色色)의 물을 들인 무수한 한지(韓紙)들의 나열이다.

 

검은 색에서 보라색을 거쳐 붉은 색의 무한대의 스펙트럼이다. 평면의 캔버스에 등간격의 직각(直角)으로 세웠다. 한지들은 인장력(引張力)으로 곡직(曲直)으로 서고 누웠다. 그런대 멀리서 보면 곡직(曲直)의 필획(筆劃)들이 무한대로/한없이 유동하고 유동(遊動)한다. 박동윤만의 기하추상 언어의 유희(遊戱).

 

곡직의 필획들이 작가의 마음을 타고, 그것도 일차원(一次元)의 시간을 접어 이차원(二次元)과 삼차원(三次元)의 시공(時空)을 넘나든다. 눈에 보이는 것은 무수한 색색(色色)의 한지가 기운생동(生動)하는 작가의 마음과 하나가 되면서 만들어 내는 획()이고 보리밭의 골과 언덕이고, 바람이고 빛이다. 파동이고 진동이고, 생명의 떨림이다. 그야말로 물아일체(物我一體).

 

박동윤 작가 <Affectionate Things>가 그냥 서양의 추상회화가 아니라 지극히 서적(書的)이고 그래서 한국적인 이유가 있다. ()는 그 사람이다. 요컨대 서여기인(書如其人)은 사의(寫意)의 궁극과 다름 아니다. 이런 맥락에서 박동윤의 기하추상 화폭은 3차원의 서작(書作)이다. 심상(心象)을 형상(形象)으로, 그것도 고랑과 언덕이 뚜렷한 곡(曲直)의 필획(筆劃)과 색()이라는 극도의 단순한 조형언어만을 가지고 노래한다.

 

 

박동윤 미술가. 사진=이만홍.

 

◇박동윤(朴東潤, 1957~)

1980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B.F.A)

1985 홍익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 졸업(M.F.A)

2000 Beaver college 대학원 회화전공 수학(필라델피아)

2012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 회화전공 미술학박사(Dr. in F.A)

 

개인전

1987 그로리치 화랑 (서울, 회화)

1990 윤 갤러리 (서울, 판화), 오원 화랑 (대전, 판화)

1992 강남 화랑 (서울, 판화)

1995 예맥화랑 (서울, 판화)

1998 갤러리 상 (서울, 판화), 백송화랑 (서울, 판화)

2001 가나아트스페이스 (서울, 판화)

2002 갤러리 라메르 (서울, 회화)

2003 인사아트센터 (서울, 회화)

2020 온유 갤러리 (안양, 회화), 이미정 갤러리 (공주, 회화)

2021 대통골 작은 미술관 (공주, 회화), 갤러리H (서울, 회화)

2022 그림손 갤러리 (서울, 회화) 등 다수.

 

교육자 경력

1984-1986 계성여자고등학교 미술교사

1986-1989 한국교원대학교 미술교육과 조교

1986-1992 목원대학교 회화과 강사

1989-1990 부산여자대학교 미술학과 강사

1989-2003 홍익대학교 회화과, 판화과 강사

1989-1991 한국교원대학교 미술교육과 강사

1990-2023 공주교육대학교 교수

 

주요 소장처

국립현대미술관(서울), 서울시립미술관,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서울), 성곡미술관(서울), 무역센터(서울), 충무아트홀(서울), 쉐마미술관(청주), 공주교육대학교 도서관(공주), 정부미술은행( 서울), 박수근미술관(양구), 호서대학교(천안), 서울안과병원(안양).

 

권동철=11262022, 이코노믹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