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2020년, 전시로 본 통인화랑 역사-(16)]김명희ⓐ,ⓑ‥폐교작업실의 인상
강원도 춘천의 내평리 김명희 작가의 폐교작업실을 찾았을 때는 뜨거운 햇살의 여름이었다. 가는 길을 내비게이션이 읽지 못할 정도로 벽촌이었다. 폐교 한 동(棟), 네 칸의 교실이 작업실과 주거 공간 등으로 구분되어 있었다.
폐교작업실에 들어섰을 때 야생적인 숲과 폐교의 있던 그대로의 나무와 연못이 전혀 손을 안본 자연 상태 그대로였었다. 실은 내가 폐교를 찾아가기 이전, 김차섭 김명희 부부의 뉴욕소호 작업실에서 본 미완의 작품이 있었다.
그 후 내가 폐교작업실을 방문했을 때 나무와 웅덩이와 숲들이 뉴욕에서 봤던 그 작품과 너무나 똑같아 깜짝 놀란 기억이 또렷하다. 그 작품이 ‘통인화랑’에서 처음으로 세상에 나온 ‘Reflection’작품이다.
김명희 작가는 폐교작업실에 거주하면서 버려진 칠판에 자연과 동네아이들 모습을 화폭에 담아낸다. 또 강원도 뿐 만아니라 시베리아 횡단 등에서 만난 무희나 현지아이들도 화폭에 묘사한다. 미화시키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현장감을 표현해내는데, 마치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으로 걸어오는 듯 한 묘한 분위기의 생동감을 전한다.
특히 그의 재료운용을 통해 소묘적이고 사실적인 표현이 잘 살아남으로써 다른 물성에서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 표정이 섬세하게 우러나고 있다. 필자는 그것이 화가 김명희의 그림이자 화풍의 특별함이라 여긴다.
△글=이계선 통인옥션갤러리 대표(Tong-in Gallery, Managing Director Lee Gyesun)
△전시=통인옥션갤러리(TONG-IN Auction Gallery Seoul), 9월5~24일 2007년
△정리=권동철, 이코노믹리뷰 2020년 7월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