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한국]지면기사

[가야본성(加耶本性)-칼(劒)과 현(絃) 특별전]국립중앙박물관기획전시실, 2019년 12월3~2020년 3월1일까지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20. 1. 16. 19:52

()금관, 6세기 전 고령, 높이11.5삼성미술관 리움, 국보 제138(아래)왼쪽:배모양 토기, 5세기 창원현동387호 묘, 높이18.3삼한문화재연구원 중앙:허리띠 꾸미게, 4세기 김해 대성동 88호 묘, 길이 8(오른쪽) 대성동고분박물관 오른쪽:집모양 토기, 5세기 함안 말이산 45호 묘, 높이19두류문화연구원 <사진:국립중앙박물관>



공존의 왕국 화합의 유산

가야본성(加耶本性)-()과 현()’특별전, 31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기획전시실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놓아라. 내놓지 않으면 구워 먹겠다. 龜何龜何首其現也若不現也婚均而喫也 구하구하 수기현야 약불현야 번작이끽야”<구지가(龜旨歌), 가야본성특별전 전시도록 > 

 

고대한반도남부에서 삼국과 520여 년을 함께 한 가야는 철의 나라정도로만 알려져 있었지만 가라국(대가야)이 낙동강에서 섬진강에 이르는 여러 지역을 규합했다는 관련 고고학적 조사 성과로 가야사가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국립김해박물관 주최의 이번 가야본성(加耶本性)-()과 현()’특별전은 지난해 123일 오픈하여 오는 31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기획전시실에서 성황리 전시 중이다. 삼성미술관 리움,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등 총31개 기관이 출품한 가야문화재 2600여 점이 한 자리에 모인 전시장엔 다양한 연령층의 관람객들이 엄숙함과 호기심으로 진지하게 관람하고 있었다.

 


파사석탑(婆娑石塔).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227. 석탑의 돌은 붉은 빛이 도는 기이한 특징을 가지고 있어 바다건너 멀리 가야에 오게 된 설화를 간직하고 있다.<사진:권동철>



공존, 화합, , 번영

전시구성은 총4부로 공존, 화합, , 번영 주제를 다루고 있다. 1:공존=가야는 다양한 양식의 토기를 만들었고 여러 이웃 나라의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면서 교류했으며 독자적 대외관계를 유지하였다. 최근 창원현동과 함안 말이산 무덤에서 출토된 각종 상형토기를 비롯하여 중국을 비롯한 북방유목민, , 신라, 백제, 고구려 등과 교류하였음을 보여주는 각종 유물이 전시되고 있다.

 

2:화합=호남동부의 남원, 순천 지역의 세력을 규합한 가야가 중국에 사신을 파견하여 위상을 새롭게 하고 우륵의 가야금12곡을 만들어 화합을 도모했음을 조명하고 있다. 호남지역에서 새로이 소개된 가야유적과 유물이 전시되며 고령 지산동고분 금동관 등 대가야의 위상을 보여주는 각종 금동장식품과 위세품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3:=철의 나라 가야의 힘을 여실이 보여주는 국보275호 말 탄 무사모양 뿔잔과 철갑옷, 말갑옷, 각종 무구류를 전시하고 가야의 제철기술을 소개한다. 사실적이면서도 새로운 디자인의 가야 무사상을 배치하여 가야를 지켜 온 중갑기병들을 생생히 볼 수 있도록 하였다.

 

4:번영=중국-한반도-일본을 잇는 동북아 교역의 중심인 가야에 여러 나라의 사신과 사람들이 왕래하면서 철과 여러 특산물을 교역한 모습을 전시하고 있다. 창원 현동에서 출토된 배 모양 토기는 당시 국제항로를 다니던 외항선 모습으로 가야인들의 해상 교역을 증명한다. 한편 에필로그는 가야의 유산을 안고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최근 동해 추암동에서 출토된 가야 토기들은 가야 멸망 후 신라 영역이었던 강원 동해지역까지 옮겨가 살아야 했던 가야인의 디아스포라(Diaspora)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가야의 화합은 가야가 망하면서 결국 실패로 끝났지만 가야금 음악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권동철 미술전문기자/데일리한국(주간한국) 20201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