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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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9. 6. 11. 22:38

전시장 전경<사진=권동철>



우주만물의 순화 통섭의 혼

박서보:지칠 줄 모르는 수행자회고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518~91

 


내 그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이 아니라 선과 선 사이 골짜기, 골이 중요한 것입니다. 하루 종일 그 골을 무심하게 계속 미는 사이에 선이라는 것은 밀려서 생긴 부산물입니다. 왜 그러면 어처구니없이 그런 반복을 하느냐, 아무 의미 없는 짓을. 그러지 않으면 자기 해탈을 가질 수 없습니다. 자기를 모두 비워내서 세속에 물들고 더렵혀진 나를 걸러내는 거죠. 그림이 수신의 도구라는 이유가 바로 그겁니다. 단색화는 그러한 동양정신을 바탕으로 해서 출발한 세계입니다.”<스카이티브이, 아틀리에 STORY 단색화 1, 박서보 화백 말() >

 

1970년대 이후 한국 단색화(Dansaekhwa) 기수로 독보적 화업을 일구어 오고 있는 박서보:지칠 줄 모르는 수행자회고전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91일까지 성황리 전시 중이다.

 

55년 앵포르멜작품 <회화No.1>에서 60년대 생명을 향한 에너지를 담아낸 원형질 시기, 70년대 캔버스에 유백색 물감을 칠하고 연필로 긋기를 반복한 초기 연필묘법, 한지와 색채를 재발견한 중기, 손 흔적이 제거되고 깊고 풍부한 색감이 강조된 후기 색채묘법들이 소개되고 있다. 미공개작품과 신작, 지나온 발자취의 전시 팸플릿 등 다양한 아카이브자료도 소중한 미술사적의미를 보여준다.


 

묘법(描法)No.190411, 130×170Pencil and oil on canvas, 2019



묘법(Écriture, 에크리튀르)

심은록 미술비평가이자 미술사학자는 이렇게 썼다. “박서보는 이 연작의 이름을 글쓰기도, 그리기도 아닌 묘법(描法)이라고 칭했다. 동양화에 조예가 없다면 생각할 수 없는 제목이다.묘법은 동양화에서는 오래전부터 형식화되어 있으며, 일반적으로 열여덟 개로 분류되고 있다.

 

예를 들어, 구륵묘법(鉤勒描法)형을 윤곽선만으로 그려서 표현하고 선의 아름다움이 존중되는 방법이다. 그 외에도 몰골묘법(沒骨描法), 백묘법(白描法) 등이 있다.

 


 지하전시장 입구 좌우벽면에 박서보 화백의 주요전시 팸플릿표지가 비치되어 있다. 사진은 그 중 일부<사진=권동철>

 


이처럼 하나의 선을 긋는데도 때로는 아름다움이 더 존중되고, 때로는 대교약졸(大巧若拙)과 같이 일부러 이를 감추거나 서툴게 하며, 발효가 충분히 될 때까지 오랜 시간 수련한다는 점에서 박서보의 묘법과도 관련된다.”

 

한편 원로작가 박서보(朴栖甫,PARK SEO BO,1931~)화백은 경북예천에서 출생했다. 1950년 고암 이응노 선생과 청전 이상범 선생이 교수로 있는 홍익대학교 문학부 동양화과에 입학했다가 52년 프랑스 유학파인 이종우 선생과 김환기 선생이 교수로 있는 서양화과로 전과한다.

 


원로화가 박서보<Photo by 안지섭>


당시 전쟁 중에 겪은 트라우마와 부()를 잃고 생활고에 시달리는 자신의 형편에 낙담하고 맹렬히 작업에만 매달린다. 도쿄 토키와 화랑(70), 통인화랑(76), 도쿄 갤러리(2016)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또 한국 5인의 작가: 다섯 가지 흰색전(도쿄화랑, 75), 한국현대미술전: 김창렬, 박서보, 윤형근, 이우환, 정상화, 이동엽(도쿄화랑,82) 등에 참여했다. 삼성미술관 리움, 뉴욕구겐하임미술관, 도쿄현대미술관 등 다수에 작품소장 되어 있다.

 

=권동철/2019610일자 이코노믹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