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식

[갤러리 한옥]화가 조향숙, 2016년 7월29~8월8일, 시원한 판각의 힘, 조향숙 작가, 趙香淑, 미술비평가 김정현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9. 5. 31. 17:00




<201681일자 보도, 주간한국>

 

 

시원한 판각의 힘

-조향숙 작가와 여름나기

 

우주와 영원, 인간과 순간?

태생적으로 이끌려 찾아갔던 절밥의 든든함 때문인지,

작가 내면의 자연스런 울림 때문인지,

조향숙 작가의 작품 주제는 불교적인 자각自覺과 근원根源 탐구에 근친한다.

알 듯하여 알싸하게 퍼지는 근원적 물음에 한 끈을 부여잡고,

모를 듯하여 모질게 파고드는 도대체란 의문에 한 끈을 풀어놓는다.

시원의 묘미(妙味)가 등장하는 거점.

 

삶에서 받은 최초의 것은 몸이었나?

눈으로 보이는 몸으로부터 진정 자유로울 수 있나?

몸에 대한 사랑이 각별한 요즘이지만,

과거의 문화적인 맥락에서 몸은 은폐된 영역에 오랜 시간 칩거했다.

은둔의 청산은 최근의 일일 진데,

붓다와 보살을 그려온 작가에서 몸은 되레 친숙한 소재다.

그들의 관능이 작가에게 가미된 연일까, 작가의 누드 여인은 내공을 발산한다.

시원한 몸이 출현하는 판.

 

 

현대판화의 대중성과 복수성에 익숙해져 있다면?

팝아트의 문화 코드에 강력하게 접속된 연결 코드를 뽑아

목판이란 미지未知의 연결 코드를 재가동시켜보시라.

투박한 두드림으로 작업의 사이 과정을 솔직하게 담고 있는 목판은

그 자체의 묵직함과 일회성으로 차이의 묘미를 내민다.

이내 땀내 나는 손끝에서 판각의 힘을 느껴보시라.

목판과 실크스크린을 혼용해 자각의 물음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진화하는 시원한 판각의 힘을.

 

미술비평가 김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