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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꿋꿋한 생명력·결단력 소나무에 흠뻑 빠졌죠’-from 사진작가 고원재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4. 5. 20. 23:56

 

 

  사진작가 고원재

 

 

 

초겨울의 한강변 바람이 차가웠던 휴일, 넉넉한 시간을 약속하고 그와 작품 세계를 주제로 많은 대화를 나눴다. 서울 양천구 양천향교역 인근에 위치한 작가의 작업실 인근 산에는 단풍이 깊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그의 소나무작품세계는 원근의 차이가 뚜렷하고 주제를 구성하는 피사체들의 형태가 극명하게 대조를 이루면서도 유연한 조형미가 살아 꿈틀거려 소나무의 표피가 지닌 구조와 율동이 최대한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작가적 특성은 그가 사용하는 360도 회전 가능한 사진기의 특성과 맞물리면서 독특한 영상 이미지를 낳는다. 라운드 샷을 통해 포착된 이미지는 왜곡되어 구심력이 강조되면서 자연으로 향하는 일체감이 아니라 인간()으로 향하는 일체감이 조성된다.

 

작가는 20여 년을 사진가로 활동해 오면서 소나무의 상태, 형태, 형상을 연구해 왔다. “소나무가 살아가는 방법은 인간과 동일하다. 좋은 공기와 터, 환경에서 잘 자란다. 또 소나무는 자신이 영양분이 모자라서 몸을 유지하기 어려우면 스스로 가지치기를 하는 결단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발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온갖 어려움을 극복해내는 저력은 인간에게 주는 메시지가 깊다. 한 그루 소나무는 곧 인간사의 섭리를 담고 있다. 이것이 내가 소나무에 흠뻑 빠진 이유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그의 작품에서는 무엇보다도 이 강렬하게 느껴져왔다. 곧 작품 외면에서 풍기는 직선적인 힘과 생명력 그리고 이에 호응하여 내면에서 스며나는 곡선적인 유연성을 만나게 되었던 것인데, 그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고원재 작가는 오는 12월경 중국 북경 양광 전시청에서 소나무는 인본주의주제로 개인전을 가질 예정이며 ‘ROTATE THE WORLD’(인사아트센터), ‘소나무는 휴머니즘이다’(토포하우스), 중국 연변대 초대전 등 개인전과 작품집을 발간했다.

 

다큐, 리얼과 맞짱뜨다’(경인미술관) 등 다수의 그룹전을 가졌으며 작품 소장처는 동국제강, 기전산업, 중국 연변대학 등이다.

   

출처=이코노믹리뷰 문화전문기자 권동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