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urses a Auteuil 1952 Paris, silver print 48×72㎝, 1954
사람과 삶 그 믿음의 휴머니티
사진작가 사빈 바이스‥‘프랑스에서 온 세계현대미술가展’20일까지, 서울올림픽 기념관전시실
“빛, 제스처, 시선, 움직임, 침묵, 휴식, 엄격성, 이완 등 나는 최소한의 방법을 가지고 인간의 본질을 표현하기 위해 모든 것들을 그 짧은 순간에 다 집어넣었다. 내 사진들은 내가 가지고 있는 삶에 대한 어떠한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나는 나와 사진기 그리고 나의 주제가 지속적으로 대화한다는 것이 좋다. 이 점이 대화를 찾지 않고 자신의 주제에 대해 거리를 두는 다른 몇몇 사진들과는 다르게 만든다.”<사빈바이스(Sabine Weiss) 어록 中>
어린아이와 늙은 사람들과 안개 속 인간의 형상 그리고 외로움과 믿음 등 감정의 한순간…. 화면은 흑백이라는 자연적이고 원형적인 빛의 출발에서 시작되고 인간이라는 주제에서 자연 상태의 빛이 투영된 삶이 가지는 이야기들을 헤아려 간다. 작품 ‘Alberto Giacometti at his studio Paris’는 세기의 스위스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1901~1966)작업실에서 촬영한 사진인데 사진작가 사빈 바이스는 자코메티부인의 요청으로 유품과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작품들도 촬영하였다. ‘Young Orthodoxe’는 소년눈빛이 강렬한 어떤 암시처럼 느껴온다. 작품들은 다양한 주제들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 연결되어 있는 공통점을 보여준다.
고령에도 끝없이 예술적 감성을 추구하는 휴머니티 사진작가
사빈 바이스(Sabine Weiss) <사진 및 자료제공=한국미술센터>
◇창작보다 증언하는 것
사빈 바이스는 1924년 스위스 셍 정골프(Saint-Gingolph)에서 태어났다. 제네브사진학교를 졸업하고 파리로 이주하여 패션사진의 거장 윌리 메이왈드(Willy Maywald)의 조수로 일하면서 자연의 빛에 담긴 미학적 연관성의 소중함을 일깨웠다. 그 후 휴머니티 사진작가로 활동 중 미국의 화가 휴고바이스와 결혼하였으며 프랑스에 귀화하였다.
TIME, LIFE, VOGUE, NEWSWEEK와 같은 매체의 사진작가로 활동하면서 음악가 스트라빈스키와 첼리스트 파블로 카살스, 미술의 알베르토 자코메티와 후안 미로 그리고 로버트 라우센버그, 소설가 사강, 영화배우 잔느 모로, 패션의 샤넬과 피에르 가르뎅에 이르기까지 명사들과 교유하였다. 그녀는 자신의 작업을 창작보다는 증언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아티스트보다는 노동자로 불리기를 희망했다.
인물과 패션분야사진이 일생동안 주요한 작품으로 정리되는데 여러 나라를 방문하면서 촬영한 문화적 감성의 사진들도 주요한 분량으로 존재한다. 뉴욕현대미술관(MoMA), 뉴욕메트로폴리탄미술관,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스위스 취리히 쿤스트하우스, 일본 교토현대미술관, 프랑스 퐁피두센터 등 세계유명미술관에 소장되어있다.
(위)모녀(母女) Korea, 48×72㎝, 1994 (미공개작품),
(아래 좌)Alberto Giacometti at his studio Paris, 72×48㎝, 1954
(우)Young Orthodoxe Bugaria, 72×48㎝, 1994
◇미공개한국사진 전시추진
한편 ‘프랑스에서 한국까지-프랑스에서 온 세계현대미술가展’은 프랑스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 54명, 80여 작품을 서울올림픽기념관전시실에서 12월1일부터 20일까지 열리고 있다. 한불수교130주년기념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개최를 기원하는 뜻을 담았는데 사빈 바이스 작품은 제1전시실에 걸려있다.
이번전시를 주최한 M.Y lnvest 문덕화 대표와 커미셔너 한국미술센터 이일영 관장은 수차례 그녀의 자택과 아틀리에를 방문하였다. 이 관장은 “파리 르 무라트 소재, 한적한 곱게도 낡은 건물을 찾아 93세의 작가를 만났다. 작업실은 고색창연하게 남편과 함께 지냈던 그림과 유품들을 단아하게 정리하여 검소하게 생활하고 현재도 사진작업을 하고 있었다. 어머니처럼 자상하게 반겨주었다”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1980년대 초반 한국의 문화적 특성에 초점을 맞춘 미공개한국사진작품이 50여점에 이르는 것을 보게 되었고 중국과 일본의 많은 사진도 함께 확인했다. 내년 한국을 시작으로 중국과 일본에서 사빈 바이스 회고전을 열기 위한 구체적인 절차를 밟고 있다”라고 밝혔다.
권동철 미술전문기자/주간한국 2016년 12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