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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가 박인현|우산,채집된 우리들의 삶(전북대 예술대 미술학과,박인현 교수,박인현,박인현 작가,박인현 화백,화가 박인현)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6. 1. 12. 15:36

 

정이품송

 

 

 

겨울비가 내린다. 추적추적 젖어있는 도심 오후의 거리. 쇼윈도 불빛이 형형색색 우산의 색깔처럼 하나 둘 켜지면 도시의 밤은 뿔뿔이 저마다 이야기를 쏟아놓는다. 저 만치 봄꽃 수놓인 핑크색 레인코트를 입은 숙녀가 원두커피숍을 들어서며 블루 우산을 막 접고 있다.

 

희끗한 머리카락의 중년은 어느 빌딩을 막 나오며 어떤 각오가 있었던 듯 우산을 거칠게 펼치며 이내 사라졌다. 그 우산은 채집되어진 우리 삶을 반영해준다. 모이고 흩어지는 우산들의 구성. 박인현 작가의 이번 한국미술상수상 초대전(갤러리 이즈 2532) 에서 작가가 풀어가는 긍정과 확신에 찬 해피엔딩 스토리를 만나보자. 편집자 주

 

 

현대인. 각기 다른 개성과 형태, 서로 어울린듯하지만 저마다 처지와 상황이 다른 모습이다. 그런가하면 반복되는 일상의 삶, 그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애증과 갈등, 희망과 좌절이 공존하는 파노라마의 주인공들이다.

 

우산의 무리. 김상철 미술 평론가는 그것은 바로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반영해 내고 있다고 풀이했다. 우산은 오늘날 현대인의 자화상이자 이야기들을 풀어가는 주인공들인 셈이다.

 

 

 

 

매화

 

 

 

작가는 비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러나 작가에게 있어서 우산은 소재이자 내용이며, 은유이자 상징이다. 현실적 공간 속에 등장하는 실지의 우산과 그 우산에 가해진 수묵의 얼룩은 자연스럽게 현실공간과 화면공간을 넘나들면서 현실과 환상의 드라마를 펼쳐 보이고 있다.

 

오광수 미술평론가는 삭막한 현대도시의 풍경 속에 이만큼 꿈꾸는 환상의 공간으로 변주시켜놓은 그의 놀라운 회화적 상상력은 우리들에게 충분한 감동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평했다.

 

우산

화면엔 우산들이 펼쳐지거나 포개어짐으로서 우산 고유의 기능이 어느 듯 탈각되고 또 다른 풍경이 일구어지고 있다.

 

단순한 우산들의 나열이나 펼쳐짐이 아니라 여러 갈래의 연상들이 매체로서 작용된 특별한 풍경화이다. 그래서 이전의 새의 나래 짓, 시나브로 흩날리는 낙화나 낙엽의 풍경 등 서정과 낭만을 전제로 한 상징적인 부호에서 근작 구원의 약속처럼 노아의 방주의 기독교 메시지를 담아 종교적 범주로까지 작가는 사유를 확장하고 있다.

 

작가는 최근에 채색을 더 가미하는 편으로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재해석한 인왕제색’, ‘박연폭포’, ‘정이품송등처럼 전통의 역사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용하고자 합니다라고 밝혔다. 이는 그의 우산들이 보다 큰 의미의 상징체계로 구체화되고 있으며 동시에 세계를 보고 담아내는 눈과 마음의 지평이 넓혀져 보는 사람의 시선을 화면 속으로 끌어들이고 깊은 안정에 빠져들게 한다.

 

 

 

 

인왕제색

 

 

 

 

생명체로서의 존재성 부각

우산의 펼쳐지고 접힘. “바로 생과 사를 대별하는 상징이자 은유인 것이라고 작가는 그의 작가노트에 적고 있다. 우산을 단순한 소재주의적 발상에서 벗어나 특정한 의미를 지닌 상징체계로 승화시킨 것이다.

 

김상철 미술 평론가는 박인현의 우산에는 개체들의 생명력이 담겨 있다. 생명체로서의 존재성이 부각되어 있는 것이다. 살아감과 죽음, 걸어감과 멈춤의 상징. 그것은 곧 생과 사의 문제요, 인간주의의 완성이라는 것이라고 평했다.

 

결국 그의 작업은 생명과 자연에 대한 외경과 존중을 형상화한 것으로 집약된다. 우산을 쓰고 바쁜 걸음을 옮기는 우리에게 지금 가야할 곳은 어디인가라고 스스로에 되묻게 하는 것도 이러한 연유 때문이다.

 

 

 

    

 박인현은 누구

 

 

 

홍익대 미술대 동양화과 및 동대학원졸업.개인전 20= 전북예술회관(전주), 이달의 작가전(국립현대미술관, 과천), 뉴욕 아트엑스포(제이콥 K. 제이비츠 컨벤션센터(Jacob K.Javits Convention Center), 북경 국제아트엑스포(국제무역센터), 석남미술상 수상 기념전(그로리치화랑, 서울), 현대아트갤러리(서울), 화랑예술제(예술의 전당, 서울), 인사아트센터(서울) 기획·단체전=한국현대회화전(호암 아트홀), 한국현대미술전(국립현대미술관)400여 회. , 전북대 예술대 미술학과 교수.

 

 

 

 

박연폭포

 

 

 

 스포츠월드, 2009219일 김태수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