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산하 공생의 따사로운 속살 “초생 달이 귀신불같이 무서운 산골거리엔 처마 끝에 종이등의 불을 밝히고 쩌락쩌락 떡을 친다. 감자떡이다. 이젠 캄캄한 밤과 개울물 소리만이다.” 엄동설한. 짓궂은 칼바람이 마른넝쿨사이를 할퀴듯 빠져나간다. 스스로를 낮추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 보잘 것 없는 것의 겸허. 어머니 품 같은 따스한 기운을 나눔으로 주변생물들에 활력의 때를 도모할 수 있도록 맨 살로 온몸을 던진다. 넝쿨이다. 따스한 햇살을 껴안아 뒤덮여 엉켜진 듯 한 그 존재 없이 어찌 혹한겨울을 건너올 수 있었으랴. 그리고 마침내 피어올린 봄날의 생명들. 정결한 환희의 명자꽃잎, 오솔길 걸음을 멈추게 하는 조팝나무 하얀 꽃향기, 골골마다 피어난 개나리 담장…. ◇넝쿨, 보잘 것 없는 것과의 인연 점(點)을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