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Yoo Chang) 명창
짧은 한시를 읽는 것이 율창(律唱)이고 고전이나 고소설을 읽는 것을 송서(誦書)라 할 수 있다. 한문시 세계를 이해하고 음미할 수 있는 수준은 일반 백성보다는 지식인 계층이었을 것이다.
글을 음미하면서 감정을 느끼면서 읽는 느긋함, 긴 문장을 길게 뽑아서 소리를 해야 하는 긴 호흡, 많이 쓰는 것은 아니지만 한시의 감칠맛 나는 표현에 떠는 소리인 요성(搖聲)을 간간히 쓰기도 한다. 이런 것들이 율창의 깊고 세련된 맛을 전하고 동시에 감성과 인식세계 확장에 귀중한 바탕이 되었을 것이다.
필자의 스승 묵계월 선생에 의하면 부잣집 사랑채 같은데서 초청받아 가면 글 깨나 읽고 공부를 많이 하신 분들이 송서와 율창을 하시는 것 같았다고 말씀하셨다. 1933년 콜럼비아사에서 발매된 음반에는 1930년대에 서울지역 가객(歌客) 이문원 선생의 ‘등왕각서’나 ‘삼설기’, ‘짝타령’이 수록되어 있다.
20세기 중반이후 한글중심 교육체제 도입과 또 일제강점이후 전통사회가 붕괴되면서 극장무대와 라디오 등에서 점차 다른 공연종목에 밀린 것 같다. 그러나 조선후기 사대부(士大夫) 독서인들의 인식과 가치관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는 크다 하겠다.
△글=유창(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제41호 송서·율창 예능보유자)
△출처=글-권동철, 이코노믹리뷰 2013년 3월9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