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음악 인문학

‘일상과 예술’ 미학적 은유-from 화가 김명곤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4. 5. 5. 00:10

 

 

꿈을 싣고 가는 자동차 117×91cm Acrylic on canvas 2010.

 

 

 

행복한 꿈의 변주존재론적 성찰에 관한 꿈과 상상력의 미학

 

 

스스로는 움직일 수 없는 자동차와 기차, 자전거. 생명을 가진 사람이 그 안에 함께 있지 않는 한 움직이지 못한다. 꿈도 이와 같은가살아 있다는 것의 감사와 희망. 행여 절망의 순간 고통의 그늘이 그대를 누르더라도 여기, 꿈의 화면으로 당신을 초대하노니 한바탕 즐겁게 꾸어 보시라.

 

 

꿈을 싣고 가는 자동차 60.6×72.7cm Acrylic on canvas 2010

 

 

장밋빛 인생, 앤틱 자동차 1954

오드리 헵번 주연의 영화 사브리나’(1954). 상류계급인 주인의 아들을 그리워하며 운전기사의 딸로 분한,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오드리가 장밋빛 인생(La vie en rose) 노래를 부른다. “당신이 있는 한 나의 인생은 장밋빛이라고.”

 

노랫말처럼 앤틱 자동차를 가득 채운 장미꽃 송이 사이 숨겨둔 감정도 그렇게 흐르는가. 짙은 청보석 라피스라줄리(lapis-lazuli) 미드나잇 블루 색상이 라이트 곡선을 부드럽게 감싸고 있다. 그들은 어디에 숨어버렸나.

 

날렵한 치맛자락을 펼친 풍만한 몸짓으로 한껏 부풀어 오른 장미 한 송이가 도도하게 속눈썹을 내리깔고 있는,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오후천연의 푸르고 깊은 깨끗한 호숫가에 세워둔 자동차는, 시선을 흩트리려 애쓰는 장미의 분발에도 불구하고 살짝 기울었네.

 

! 장미는 온 몸으로 사랑을 말하는가. 붉게 태우다 끝끝내 희디 흰 속살을 드러내는 저 애타는 오직 단 하나 순정이여!

 

 

꿈을 싣고 가는 자동차 117×91cm Acrylic on canvas 2010

 

 

 

싱그러운 원초적 감수성의 꿈틀거림

아프리카, 척박한 사막의 질주. 짙은 코코아색 피부로 변한 탄탄한 근육으로 젊음이 분출한다. 인생은 모험. “로망을 찾아 사막을 달린다고 그는 말했다미지의 여행. 환희와 절정의 숙면. 이른 아침 떠나는 자와 남는 이의 깊은 포옹으로 밀려드는 싱그럽고도 산뜻한 풀잎 내음. 이제 자동차와 식물과 인간은 함께 움직인다.

 

근거리에서 바라보면 평면성이, 원거리에서 바라보면 입체적 공간감이 돋보여 관람객의 시선 위치에 따라 변화하는 화면. 신현주 평론가의 무한 연장과 자유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조형적인 공간으로 창조되고 있다.

 

내가 꾸는 꿈을 통해 평안과 소망이 있기를 기대한다는 작가의 따뜻한 마음씨처럼 이내 씰룩씰룩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달릴 랠리에는 활력 솟아나는 풋풋한 원초적인 감수성이 살아 꿈틀댄다.

 

 

부는 바람에 떨리는 장미 그리고

화면은 낭만적 열정과 무한한 자유와 희망을 선사한다. 그것이 작가만의 꿈이던가. 동화적 에피소드는 그 현실성을 부여받고 관람객들에게 공감의 깊이를 더할 것임을 믿는다.

 

이는 예술과 일상의 실재 사이를 연결지어주는 미학적 은유로 우리에게 정서적 울림의 진동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니 두려워 말라. 꿈은 살아 있는 자들의 권리장미는 아무 저항도 없이 스스로 제 꽃잎을 찢어 피어나 화려한 외출을 하지 않느냐. 달리는 자동차, 부는 바람에 떨리는 장미.

 

코 끝을 자극하는 당신의 향기, 무슨 말이 필요한가. 당신이 그토록 닿고 싶어 했던 곳. 더운 여름 부박(浮薄)한 오늘, 장미 꽃 한 아름을 담고 그대 속 시원히 떠나라!

 

 

출처=이코노믹리뷰 문화전문기자 권동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