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식

한국화가 이은자 |실경에 담은 신심(信心)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4. 11. 21. 14:23

 

 

 

전동성당의 가을, 90x160cm 한지에 수묵담채, 2011

 

 

수려한 자연 풍광과 그 풍광의 짝이 된 옛 건물들. 참으로 부지런히 발품을 팔았고 또 그만큼 부지런히 그린 흔적이 역력하다. 청암정이나 고석정같은 정자(亭子)며 만어사, 석남사, 같은 절이며 학창시절의 추억이 어린 청포도 동산과 중국 광시성 장족 자치구의 명사 전원 등 갖가지 풍광이 어우러져 있다.

 

 

   

인수봉, 73x43cm 한지에 수묵담채, 2010

 

 

 

이중에서도 특히 작가의 추억과 감상 그리고 그리움의 발자취가 묻어나는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용주사의 가을 빛은 경기도 화성 태생으로 어릴 적 소풍 왔을 때의 추억을 촉촉하게 더해 그린 그림이다. 나뭇잎 하나하나에 함께 소풍을 온 어머니와 친구들의 얼굴이 스쳐지나간 듯하다.

 

 

   

    용주사 가을빛, 108x60cm 한지에 수묵담채, 2010

 

 

 

보리암의 추억에서는 진한 애상이 풍겨오는데 이은자 작가는 어릴 적 부모님과 함께 올랐기에 더욱 애틋한 장소로 댓잎 사이로 부모님의 음성이 바람을 타고 들려올 듯하다고 말했다.

 

 

 

   

    봉화의 봄, 65x37cm 한지에 수묵담채, 2011

 

 

 

전동 성당의 가을은 천주교 신자인 화가의 신심을 담아 그린 그림이다. 첫 한국 순교자들의 피 위에 세워진 교회가 오늘의 후손들에게 올곧은 정신의 표상으로 묵묵히 서 있다.

 

 

 

   

    이은자 작가

 

 

이처럼 실경을 바탕으로 한 그의 작품들은 현장감이 물씬 풍겨 나온다. 이주헌 미술평론가는 거기에 풍광들을 보고 느낀 개인적인 감상을 절절히 더했다. 대상으로부터 얻은 감정과 느낌을 살리기 위해 화가가 얼마나 노력했는지는, 실제 형상의 묘사 못지않게 정서적인 이미지를 도출해내기 위해 애쓴 흔적에서 또렷이 느낄 수 있다고 평했다. 서울 종로구 관훈동 소재 인사아트센터에서 511일부터 16일까지 열린다. (02)736-1020

 

 

 

출처=이코노믹리뷰 문화전문기자 권동철 (2011425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