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시대 발광하는 시각적분열성을 잠잠하게 가라앉히는 회화의 존재에 대해 고뇌한다. 내 작품의 고요한 눈길은 한국인의 근원적자연관과 함께하고, 무의식적으로 그곳으로 끌어당기는 힘이 내재한다고 믿는다. 하여 궁극의 자연계에 작은 조각하나 던져 넣은 파동(波動)…. 그것이 내 작업의 호흡이길 늘 기원한다.”
충남공주를 가로지르는 금강둑길, 만추의 노란은행잎들이 허공을 수놓으며 장관을 이뤘다. 그곳 인근 야트막한 산자락 아래 박동윤 작가 작업실을 찾았다. “내 작업에서 밀도 있고 깊이 있는 회화성에 도달하는 방법론은 한지의 반투명성이라는 특별함의 활용이다. 또 가소성과 보존성을 위한 신중한 재료의 운용을 통하여 한지입체부조 ‘날(blade)’을 표상하는 것이다.”
박동윤(朴東潤, Park Dong Yoon, 1957~)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및 동 대학원 서양화과(미술학 박사)졸업했다. 공주교육대학교 명예교수이다. 세종뮤지엄갤러리, 그림손 갤러리, 온유갤러리, 갤러리 라메르, 가나아트스페이스 등에서 다수 개인전을 가졌다.
화백에게 예술관을 청했다. “순수하고 고집스러운 지속성이다. 나만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가치, 참된 작품제작의 씨앗으로 여긴다. 때문에 나와 나의작품이 내 예술의 실존적 주체가 되고 여전히 그 도상에 홀로 서 있는 것이다!”
[글=권동철, 12월6일 인사이트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