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동철의 화가탐방

[권동철의 화가탐방]서양화가 이태현⑤‥유기체적 유연성 체계이전의 상황성, 동심원(同心圓), 1980~1989년[Lee Tae Hyun,이태현 작가,이태현 화백,이태현 미술가]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24. 3. 2. 18:07

 

Space942057, 60.5×73㎝, Oil on Canvas, 1994.

 

“이 시기 나는 우주공간의 원, 움직임에 주목했는데 특히 금속성 같은 것에 대해 관심이 많았었다. 이를테면 예리한 금속의 광택이라든가 빛에 의해 변화된 모습 등인데 바탕으로 드로잉작업을 했다.1)

 

Space94202, 60,5×73㎝, Oil on Canvas, 1994.

 

“80년대 후반에 등장하는 동심원의 구성은 원 자체가 하나 또는 둘 이상으로 구현되어 나오는 강한 자체의 운동을 표상하고 있다. 이 같은 자체 내의 에너지는 90년대 오면서 보다 역동적인 구조로의 변모로 이어진다.

 

동심원의 구조가 역동적이면서도 부동성에 지지된 것이었다면 이 시기의 작업은 원과 그 사이에 존재했던 작은 틈새의 기호들이 화면 여기저기에 난무하는 형국으로 드러난다. 수액의 흐름과도 같은 유기체적인 유연한 곡면의 테두리 속에 난무하는 이들 기호는 화면을 한결 약동하는 풍요로움으로 대변되고 있다. 그의 전체적인 작품의 맥락 속에 가장 분방한 표현의 작품이 아닌가 생각된다.2)

 

Space911006, 162×130.3㎝, Oil on Canvas, 1991.

 

“이태현 작가의 화면에서 드디어 모종의 <운동>이 이뤄지기 시작했다는 것은 동심원(同心圓)형태가 들어서면서 구체화되고 있다. 최근작은 그러한 동심원을 통해 빛과 볼륨을 공간에 정착시키는 작업의 결실이다.3)

 

Space921001, 162×130,3㎝, Oil on Canvas, 1992.

 

“이태현의 해체구조는 전기의 무기체적인 부동성의 구조를 유기체적인 유동성의 구조로 전치 시키려는데서 이루어졌다고 말할 수 있다.

 

그것은 종래와 같이 일루젼의 현상을 버리고 평면을 하나의 평면으로 규정짓기 위한 수단으로서 <작위作爲)>와 <무작위(無作)>라는 상반된 의식, 나아가서는 <자연(自然)>과 <가공(加工)>이라는 양면성의 국면을 통합하되 선(線)의 궤적에 대한 반복을 구체화함으로써 통합을 해결하려던 것을 버리고 그러한 대립의 통일과 종합을 넘어 현실로서 존재하는 생명의 세계에 진지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 결과 근자의 <공간(空間)>은 이전에 비해 현저하게 생물학적이고 유기체적인 유연성을 드러내며 비체계적이자 체계이전의 상황성을 담고 있다.4)

 

1991 금호미술관 개인전. (왼쪽)화가 안현일, 중앙이 이태현, 오른쪽 이태현 동생 이중현. (오른쪽)정면 최창홍, 이태현 옆 안경 쓴 박철 작가. 사진제공=이태현.

 

 

[참고문헌]

1)이태현 작가 작업실에서 인터뷰, 권동철 대담, 2023.

2)오광수 미술평론가, 생성과 질서-이태현의 조형과 그 편력, 2006.

3)김인환 미술평론가, ‘어둠에서 열림으로의 그라데이션, 1989.

4)김복영 미술평론가, 해체창조로서의 공간,19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