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의 기억 색동미학 여정
한국전통의 색동을 독자적 미의식으로 해석해 나가는 장현경 작가 ‘Living memories’시리즈는 삶의 동경과 희망에 대한 길상(吉祥)의 음양오행설을 기저로 하는 상징성을 드러낸다. “고궁의 단청과 명절 색동저고리의 추억 그리고 가족에 대한 기억은 내 작업의 근원”이라고 작가가 말한 것처럼 유년의 추억과 그리움을 풀어간다.
장현경 작가는 울릉도와 독도 등 전국의 자연을 탐방하면서 느낀 감흥, 겸재 정선(1676∼1759)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에서 영감을 얻은 ‘신인왕제색도’연작 등을 제작함으로써 시대를 뛰어넘는 숭엄한 시간의 역사에 작가의 직관을 융합해 펼쳐 보인다.
작업은 석고를 바르고 마대를 붙인 후 다시 석고를 바르고 찍는 방식으로 밀도를 높이는 등 서양화재료를 수묵(水墨) 느낌으로 우려내는 오브제를 운용하기도 한다. 근작에서는 ‘현재에도 여전히 살아있는 기억들’의 확장을 나타낸다.
색동은 장현경 회화에서 내면의 울림으로 번지는 하나의 시니피앙(signifiant,記標)이다. 순수의 시간에서 발아되는 아이덴티티(identity)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단청과 색동의 전통색채감을 컨템퍼러리한 조형성으로 승화시킴으로써 휴머니티라는 성찰의 힐링을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번 장현경 작가 열일곱 번째 ‘Living Memories’초대개인전은 11월14일부터 26일까지 서울서초동, ‘갤러리 반포대로5’에서 열린다.
◇장현경(Chang Hyun Kyung)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사진학과 및 동대학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였다. 인사아트센터, 국회의원회관, 광주전남대병원, 한국미용박물관, New York Manhattan Able Fine Art Gallery, 북촌 코너갤러리, 가회헌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KIAF, 화랑미술제, 아트광주, 아트부산, BAMA 등 다수의 아트페어와 조선일보미술관, 광주비엔날레관, 무무헌 갤러리 등에서 다수 기획단체전에 참여했다.
[글=권동철, 11월6일 2023, 인사이트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