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분위기와 조화라는 무게에 치중하여 끝없이 반복되는 색감의 덧칠에 갇혀 버리는 경우가 있다. 어쩌면 한 여름 밤의 꿈이 되진 않을까 조바심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러면 스스로를 다독이며 연필을 놓고 붓을 놓고 사색에 빠져드는 시간을 소중하게 껴안는다. 이 또한 나에게 주어진 길이라 여기며….”
독일쾰른을 중심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재독(在獨) 한영준 작가와 서울종로구 삼청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둘러보며 대화 나눴다. 회화와 조각기법을 융합한 ‘끌 말러라이(Kkeulmalerei)’작업이 미술애호가들의 호평을 받으며 다양한 소재와 방식으로 확장하고 있다.
작업에 관한 일상의 소회를 물어 보았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 건 필연일 듯하지만, 약간은 뒤틀어진 불공평한 운명 같은 기분은 나를 더욱 혼란스럽게 할 때가 있다. 이 또한 나의 작품세계에 나비효과처럼 어떤 형태로든 나타날 것이라 스스로 위로한다. 작품들이 하나하나 완성되어 가면, 자아발견에 한걸음 더 다가선다는 묘하고도 충만한 기분에 사로잡히곤 한다.”
한영준 미술가는 1994년 독일 뉘른베르크(Nürnberg)소재, 빌덴덴 퀸스테 아카데미(Akademie der bildenden Künste)에서 회화전공 졸업했다. ‘Galerie für Beginner(Köln)’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글=권동철, 6월호 2023, 인사이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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