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자료

LEE WON SIN-노래는 음악이 깔려 있는 한편의 시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4. 6. 14. 01:24

 

 

  

 

내 노래 성장 힘은 격려와 자신감마음 따뜻한 우리 가곡 음반 낼 터

 

성악가 이원신(40)의 표정은 맑고 밝았다. 특히나 그녀의 눈은 투명했고 막힘이 없었다. 마치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와 풍요로움이 가득 배여 있었다. 서정적(lyric)이고 드라마틱한 감성 표현을 통해 나비부인을 현대적으로 정확하게 해석했다는 극찬을 해외에서 받고 있는 그의 나직한 음성은 노래와는 다른 신뢰감과 내면의 깊이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알렉산더 뒤마 피스가 18세기 파리 사교계 여왕이었던 마리 뒤 플레시스를 모델로 쓴 ‘La Dame aux Camelias(동백꽃 여인)’을 바탕으로 한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이 오페라의 주역 비올레타 역할로 최근 체코 프라하의 오페라극장 베르디 페스티벌에서 공연하고 귀국한 그녀를 서울 종로구 스튜디오와 인근 아담한 카페에서 예술세계와 음악여정에 대해 다양한 얘기를 나눴다.

 

그는 지난 97년 유학길에 오르면서도 과연 내가 음악을 잘 할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 반문할 정도로 나의 노래에 확신을 갖지 못했었다고 털어놨다. “1월의 로마 레오나르도 다빈치 공항(Leonardo da Vinci Viumicino Airport)의 저녁은 정말 스산한 바람이 불었어요. 산더미만한 배낭을 메고 혼자 시작한 유학에서 오늘까지 13년여 동안 늘 진지하게 음악적 가르침을 주시는 스승 안젤로 델 이노첸티 교수를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그는 국내에서보다도 유학시절 더욱 노래에 집중했다고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스승은 저의 불확실한 노래에의 믿음을 간파하셨던 같아요. 낮설고 물설은 타국에서 선생님으로부터 잘 한다 잘 한다는 격려는 그 어떤 것보다 큰 힘이 되었다고 말했다. 자신감을 얻어 더 열심히 노력했고, 한 번 수석을 차지하다 보니 그 자리를 놓치기 싫어 밤늦게까지 더 연습에 몰중하게 됐다.

 

지금도 가장 좋은 교육은 격려와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어요. 그것이 얼마나 큰 성장의 밑거름이 되는지 잘 알기 때문이지요.”

 

그녀는 올해 성악가로서 잊지 못할 추억 하나를 건졌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8월 이태리에서 벨리아 페스티벌야외공연을 할 때였다. 그는 이 무대에서 거쉰(G. Gershwin)의 오페라 포기와 베스(Porgy and Bess)에 나오는 여주인공 클라라가 부르는 아리아 섬머타임’(Summertime)을 영어로 불렀다.

 

야외공연은 특성 상 공연 중간중간 관객들이 무대 뒤로 와서 이야기도 간단히 할 수 있는데 1부가 끝났을 때였어요. 한 이태리 소녀가 노래가 너무 좋다고 사인을 해 달라고 해서 해줬는데 조금 있다가 한 다섯 살 정도의 여동생을 데리고 와서는 하는 말이 선생님의 노래가 끝났을 때 내 동생은 의자에서 일어나 브라바! 라고 했다며 사인을 부탁했어요. 너무나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찬사가 감동 그 자체였어요. 오래도록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그는 베르디 작 리골레토의 주역 질다와 푸치니의 라보엠주역인 미미역 등 소프라노의 주요 배역을 두루 섭렵한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한다. 노래에 대한 그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시간이 갈수록 노래 해석의 깊이와 성숙함을 위해 문학이며 철학 등 학문의 공부가 절실합니다. 나의 음악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기를 바라기 때문이지요. 이는 저의 음악에 대한 책임감이기도 합니다. 그러하기에 노래는 음악이 깔려 있는 한편의 시라고 생각합니다. ‘가 사는 삶이 한편의 시()이듯이 음악은 흘러가지만 뇌리에 남아 언제든지 감동을 주고 위로가 됩니다라고 강조했다.

 

무대에서 한 편의 공연이 끝나면 육체적으로는 에너지가 거의 소진된다. 그러나 몸만으로 연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저는 몸은 지치지만 정말 공연을 한 번 더 하고 싶을 때가 많아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고 좋은 모습을 더 보여주고 싶고 그렇습니다. 공연 후에는 그 흥분감이 남아있기 때문에 거의 하룻밤을 그냥 새는 편이에요. 대체로 그런 밤늦은 시간에 혼자 제 공연을 모니터하기도 한답니다라며 활짝 웃었다.

 

감동 선사 위해 학문 절실해 공부 중

 

그가 존경하는 성악가는 소프라노 홍혜경씨. 유학시절 이태리에서 TV를 시청하다가 그 때 라보엠무젯타 역의 홍 선생님을 보았는데 한국인으로서 반가움도 컸지만 무엇보다 무대에 선 홍 선생님이 자랑스러웠다고 한다. 그는 바로 그때 받은 신선한 충격과 그분의 음악이 너무 좋아서 지금까지 팬이 되었는데 아직 만나 뵌 적은 없지만 언젠가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연주 일정이 빼꼭히 짜여 있는 그는 오는 10월 독일에서 오페라 아리아를 협연할 계획이다. 그래서 시간이 조금 여유로운요즈음 우리 가곡 음반 발표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독일, 이탈리아, 러시아 등 외국의 가곡을 무대에서 많이 부르지만 그러나 마음 한편으로는 늘 국내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었어요. 그래서 이젠 우리의 가곡으로 팬들에게 인사도 드려야겠다고 다짐했지요. 또 해외 공연이 잦은 제가 외국인들에게도 향기 넘치는 우리의 가곡을 널리 알리는 데에도 일조하고 싶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소프라노 이원신

 

 

 

PROFILE 

세종대 음악과 졸업

2000 ‘A.Casella’ 라퀼라 국립음악원 수석졸업

2007 스위스 뉴샤텔 국립음악원 전문연주자 과정 졸업

2010 N Czech Philhamonic Orchestra와 협연 (프라하 스메타나 홀-체코)

2010 Bohuslav Martinu Philharmonie Orchester와 협연(비엔나뮤직페어라인 골든홀-오스트리아) Ascea Velia Festival에서 Orchestra Sinfonica di Dnepopetrovsk와 협연(이태리)

2010 Giuseppe Verdi Festival에서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베르디작 주연 비올레타역(프라하 오페라하우스-체코) 단국대, 한국예술종합학교 출강.

 

출처=이코노믹리뷰 문화전문기자 권동철 (2010915일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