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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슈만 선율’ 가을 속으로 들려준다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4. 6. 14. 11:04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연주7일 대구·8일 안산서

 

 

19세기 낭만주의 음악의 선구자였을 뿐만 아니라 그 자신이 진정한 낭만주의자이기도 했던 슈만(18101856)의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연주회가 열린다

 

슈만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여는 이번 무대는 많이 연주되는 1·2번 외에도 3번까지 모두 만나볼 수 있어 클래식 애호가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55)를 기온이 뚝 떨어져 가을바람이 쌀쌀했던 날,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만났다.

 

첫 데뷔 음반이 슈만곡인연 깊어요

 

저의 첫 데뷔 음반이 슈만곡이에요. 소나타 1, 2번을 지난 1986LP판으로 냈고 이후 재발매를 했는데 그러고 보면 연주자로서 슈만과는 인연이 깊은 셈이죠.

 

독주회는 많은 연구를 하게 되고 그러면 연주는 더욱 발전하는 것인데 지방의 관객들을 가을에 만날 수 있게 되어 저도 기대가 큽니다.”

 

슈만의 바이올린 소나타는 소나타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환상적이고 정열적인 슈만의 강한 개성이 녹아 있다. 이번 무대에서는 자주 연주되는 제1·2번 외에도 1853년에 작곡된 최후의 실내악 작품으로 제 3번까지 전곡이 연주된다.

 

3번 소나타는 슈만 사후 악보가 발견된, 잘 연주되지 않는 곡으로 심리적인 갈등적 요소가 엿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는 연주자로서 슈만 곡을 까다롭지만 선율이 아름답다고 말했다.

 

슈만이 피아니스트였기 때문에 현에 대한 이해와 연구를 해야 음악이 사는 작곡가입니다. 섣불리 도전할 작곡가는 아니지요.

그러나 몇 번만 들으면 빠져 들어가는 매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슈만의 음악적 정신세계가 많이 담겨있는 곡으로 소나타 2번을 꼽았다.

슈만의 자기 삶이 많이 녹아 있지요. 2번을 쓸 때는 작곡가로서 전성기였죠. 반복이 많고 흐름에 격정이 묻어나 연주할 때 감정 표현의 변화에 맞춰가야 하지만요.”

 

이 교수는 학생들을 지도하면서도 1년에 2030회 연주를 하는 그야말로 강행군의 스케줄이다. 11월 국내에서 바이올린과 국악과의 협연이 계획되어 있고 핀란드에서 열리는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특히 시벨리우스는 그에겐 아주 아름다운 추억이 담겨 있는 곳이기도 하다. “거의 30여 년 만에 가게 됩니다.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시벨리우스 콩쿠르는 저의 첫 국제 콩쿠르 참여였고 또 입상도 했었지요.

 

이제 심사위원으로 가게 된다니 아시는 분들도 만나 볼 수 있는 기대감도 크고 학생시절 잊혀지지 않았던 회상들이 스쳐가기도 합니다.”

 

그녀의 본격적인 연주 활동은 지난 1976년 영 콘서트 아티스트 오디션에 선발된 후 1977년 뉴욕 카프만 홀에서 가진 데뷔 리사이틀이 뉴욕 타임스로부터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시작되었다.

 

그 후 솔리스트로서 미국 전역은 물론 유럽 및 동남아 등을 순회 연주하면서 그녀의 뛰어난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19791980년에는 음악전문지 <뮤지컬 아메리카>가 선정한 미국 최우수 젊은 연주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시벨리우스 워싱턴 콩쿠르(1975) 등을 비롯해 세계 주요 콩쿠르에서 입상하거나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되며 실력을 공인 받았다.

 

이 교수에게 많은 공연 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공연을 소개해달라고 했다.

“70년대 후반 미국 LA공연 때 무대에서 마지막 악장을 연주 중이었는데 바이올린 ‘E이 끊어진 일이 있었어요.

 

당황스러운 면이 있었지만 다시 줄을 바꿔 끼고 마지막 악장을 처음부터 다시 연주했었는데,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을 해야 하는지 잠시 고민을 했지요.

 

 

 

 

 

 

연주자는 공연 위해 일생 바칩니다

 

줄이 끊어지는 순간은 놀랐지만 한편으로는 관중들을 흥분시키는 감동을 선사하는 것이기도 했어요. 하나의 이벤트로 생각할 수도 있지요. 격찬을 받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번에 그가 연주하게 될 악기는 그녀가 데뷔 때부터 지금껏 동행해 온 바이올린이다. “항상 지니고 다니는 몸의 한 부분으로 동반자이지요. 다양하면서도 파워풀하고 상상력이 풍부하게 표현하는 저의 음색을 가장 잘 소화해냅니다.

 

화려한 고음과 저음의 깊이를 넘나드는 악기로 1753년 이탈리아산 바이올린이라고 밝혔다. 청중들의 자세나 준비가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조언을 요청했다.

 

이 교수는 청중들은 클래식 마니아도 있지만 자체가 외국음악이니 청중들도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전음악이란 그야말로 역사의 흐름을 타고 이어온 것이니 계속 많이 들어보아야 하지요.

 

그래서 작곡가에 대한 이해와 예의를 가지면 음악을 더 가슴 깊이 껴안을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훌륭한 음악가의 조건으로 음악에 다가가는 진실을 꼽았다. 연주자는 악기로 먼저 배우고 악기로 연주하는 사람이지만 그 이전에 요구되는 바탕이라는 것이다.

 

연주자로서 그는 연주자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항상 도전해야 되고 짧은 공연시간을 위해 일생을 바치는 존재입니다.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 되고 그러려면 시간과 마음을 투자해야 하며 정신과 육체 역시 준비되어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연주회는 7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무학홀, 8일 안산 문화예술의전당 달맞이극장에서 열린다. 피아노는 올리버케른((Oliver Kern) 함부르크 국립대 교수다.

 

 

PROFILE 

1966 이화 경향 콩쿠르 특상. 이화여중에 재학 중 도미. 줄리어드 음악학교 연주학 박사 과정 장학생 수료

1977 뉴욕 카프만 홀 데뷔 리사이틀

1984 프랑스, 오스트리아, 이태리 등 유럽 7개국을 헨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솔리스트로 순회공연

2004 체코 프라하 드보르자크 홀 협연

3년 간 대관령 국제음악제와 호암아트홀 기획연주

2006 한국인 최초로 카자흐스탄 국립 오케스트라의 초청 알마티 콘서트홀 협연.

2007 데뷔 30주년 뉴욕을 비롯해 서울과 대구 등에서 기념 공연

2010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출처=이코노믹리뷰 문화전문기자 권동철(2010930일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