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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ltidisciplinary Navi Kim]멀티디서플러네리 김현정,내안의 빛,단테 연옥,나비킴,나비작가 김현정,김현정 작가[Multimedia Artist Navi Kim]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22. 5. 11. 15:37

멀티디서플러네리 김현정(Multidisciplinary Navi Kim)=내안의 빛(The light inside me), 120×240㎝(each) Acrylic on canvas, 2022

 

바람의 길에 팔랑거리는 나비의 날갯짓

 

 

“오, 때마다 우리를 바깥세상으로부터 납치하는 그대, 상상력이여. 때문에, 주위에서 천 개의 나팔이 울려 퍼져도 아무도 듣지 못하지 않는가. 감각이 그대에게 아무런 느낌도 주지않는데 누가 그대를 움직인단 말인가? 그대를 움직이는 것은, 하늘에서 스스로 형체를 취하는 빛이거나 혹은 땅을 비추기 위해 하늘의 뜻으로 만들어진 빛일 것이다.<단테 ‘연옥’ 17곡 13~18절. 행간(STANZE), 조르조 아감벤(Giorgio Agamben)지음, 윤병언 옮김, 자음과 모음 刊>”

 

 

Rebirth, 100×170㎝ Oil on canvas, 2016

 

 

파도. 온몸으로 부딪혀 마침내 하얗게 부서져도 다시 물이 되어 스스로 흘러들어가는, 참회(懺悔). 얼핏 부유하는 물방울을 껴안은 물결 위 바람이 얹혀 지나간다. 마침내 바람의 길이 열리는 잠을 자듯 고요한 물살에 찬란한 햇빛 드리우는 여명의 시각. 기억의 파편이 빛 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날아오른다. 형형색색 비상(飛翔)하는 나비의 군무(群舞)!

 

화면은 현실과 이상세계를 넘나드는 나비를 모티브로 빛의 색을 표현한 표상이다. 살짝살짝 비쳐지는 작은 표면의 색()들은 작가가 캔버스에 펼치듯이 붓질한 것이 아니다. 노랑, 빨강, 파랑 등 하나하나의 색을 한 뜸 한 뜸 호흡과 함께 밀어내듯 여러 색을 쌓아 올려 드러나는 흔적이다. 150~200호 대작(大作)을 할 때는 사다리를 이용해야 가능하다. 때문에 작업과정은 굉장한 노동력을 요구한다.

 

페인팅+사진+디지털융합의 멀티미디어아티스트(Multimedia artist)로 작업에 전념하는 김현정 작가는 그동안 나비를 모티브로 빛의 색을 다양하게 표현해 왔는데 최근엔 그러한 형상들을 내려놓고 또 비워내어 자유로운 붓질로 내 몸의 호흡을 실어내고 있다. 나비가 춤사위를 하듯 붓을 들고 춤을 추듯이 붓질했다라고 토로 했다.

 

이것은 몰입의 완전한 비움이라는 다른 표현으로 잘 보이지 않아도 수행의 심상으로 반복하며 집적(集積)한 정신성과 같은 맥락에 있다. 무념무상의 작업행위를 통해 추구하는 자유로움을 얻는 것이다. 수행과 반복성에서 마침내 드러나는 자유로운 나비의 날갯짓이 바로 나비작가 김현정작업의 생명력인 것이다.

 

 

 

I see you, 73×50㎝ Mixed media on canvas, 2022

 

 

◇은빛 붓 터치의 빛깔들

은은하게 반짝거리는 은빛 붓 터치에 날아오르기 위해 스스로의 아픔을 털어내고 나풀거리는 나비 날개 짓이 눈부시다. 빛의 근원 저 생명력과 더불어 하느작거리는 바람의 붓질!

 

나에게 나비는 현실을 극복하고 싶은 삶에 대한 열망이자 한 줄기 빛과 같은 희망의 상징이다. 내안의 빛을 발견하고선 주위 사람들이 더욱 빛나는 존재임을 깨달았다. 삶 그리고 예술의 주인공은 바로 스스로 빛나는 당신이기에.<나비작가 김현정(나비킴,Navi Kim) 작가노트>”

 

권동철, 5월호 2022, 인사이트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