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화가의 아틀리에

화가 안말환-나무와의 대화로 마음 어우러지길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4. 6. 7. 01:07

 

화가 안말환

 

 

맑고 깨끗한 주말의 가을날,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나지막한 언덕에 지어진 주택들이 고즈넉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검은색 바지에 각양각색 물감이 떨어져 무지개 색이 되어 있었다. 다양한 재료의 혼합과 일정한 두께, 절제된 색채로 나무의 재질감이나 물성을 촉각화시킨 치열한 작업의 흔적이기도 했다.

 

그녀는 인간의 일상적인 삶과 소통에 관해 이야기하며 오랫동안 나무-대화를 주제로 작업세계를 펼쳐왔다. 그는 유년시절 시골에서 올려다보았던 미루나무의 기억이 생생하다. “얼마나 높아 보였던지 그 나무에 올라가면 별도 달도 만질 수 있을 것 같았었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애정을 쏟은 나무가 겨울이면 앙상하게 둥지만 남아 있던 미루나무의 아련한 허전함이 지금도 가슴에 바람으로 남아 있다. 인고 끝에 끝없이 하늘 높이 솟아오르는 미루나무가 의식의 다른 영역에서 또 다른 자아의 파편으로 형상화 된다고 작가노트에 적고 있다.

 

아늑하면서도 깊은 서정성과 푸근한 정감으로 풀어내고 있는 작가는 나무들의 대화를 형상화한 따뜻한 숲을 통해 인간관계를 구성하는 마음과 마음이 어우러지고 목마른 꿈들이 갈증을 해소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말환 작가는 서울대 미술대 회화과를 졸업했다. The more, The better(선화랑), 숲과 나무를 보다(울산현대미술관), 안말환 초대전(동제미술관, 대구), 한국현대미술초대전(아부다비국립현대미술관) 등 다수 개인전을 가졌다.

 

 

출처=이코노믹리뷰 문화전문기자 권동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