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의 美術人

[西洋画家 张东文]Zhang Dong Moon,퇴촌면,남한강,서양화가 장동문,장동문화백,장동문작가 ,인사이트코리아,Insight Korea)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7. 4. 8. 21:31


장동문 화백

    



 

삶의 파편 진솔하게 녹아들었다면 괜찮은 것

 

수줍은 마음처럼 햇살이 부드러웠다.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을 지나 남종면 남한강에 다다랐을 땐 이른 봄, 오후의 강물이 잔바람 연분홍치마처럼 곁 눈짓하듯 살랑거렸다. 반짝이는 물빛이 시샘이 난 걸까. 강변 자그마한 논둑길엔 새순으로 돋아나는 들풀과 물가의 여린 가지엔 연록의 새싹기운이 완연했다.

 

물새 한 마리가 물위를 성큼성큼 다리를 길게 쭉 뻗은 채 걸어가듯, 후드득 날개 짓으로 떠올랐다. 서울 송파구 개롱역 인근에 작업실이 있는 장동문 화백은 작업에 지친 피로를 풀고 영감을 얻는 장소로 이곳을 종종 산책한다.

 

“30여분이면 도착하는 곳이라 사계절을 찾아와 흐르는 강물과 화폭의 말()을 불러와 강변을 함께 걷기도하고 들판을 가로질러 달리기도 하고 강물로 흘러드는 야트막한 냇가에 앉아 한가한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그런 만큼 늘 자그마한 스케치북을 가지고 다니며 에스키스(esquisse)한다라고 했다.

 

1980년대 중반부터 말을 그리기 시작했으니 30여년을 말과 함께 달려왔다. ‘말 그리는 작가’,‘말 화가로 불리는 것이 이젠 자연스러운데 말이 그의 예술세계에 올곧게 녹아 든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유년시절 부모님과 추수감사절 행사를 하는 미군부대를 갔었다. 기마병이 말을 타고 나타났는데 그 멋스러운 풍경도 좋았지만 어린 눈에 황홀하고 신비스러운 말이 첫눈에 가슴을 콩닥거리게 할 만큼 신선한 충격으로 밀려왔다. 화가의 길에 들어서면서 어린 시절 그 우아한 말의 자태가 나를 캔버스로 이끌었다.”

 

그동안 역동’, ‘회상시리즈를 발표하면서 애호가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화백은 최근엔 기하학적인 기호와 말의 생동감을 풀어가는 표의적인 작업의 현대적 회화방법으로 말의 느낌을 풀어나가려 고뇌 한다라고 전했다.

 

장동문(Zhang Dong Moon,西洋画家 张东文)작가는 홍익대 미술대학원 회화과 석사졸업 했다. 마사회 갤러리, 갤러리 라메르, 인사아트센터 등에서 개인전을 33회 가졌다. 2012년 대한민국미술대전심사위원장을 역임했고 한남대학교 사범대학미술교육과 겸임교수로 출강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성남아트센터, 성남시청, 하나은행 본점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그림이라고 하는 것이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작업이기도 하지만 그림 속엔 화가의 정신성이 녹아있고 살아가는 과정의 모습이 반영되는 것이기도 하다. 인생이 반드시 아름다움만 있는 것은 아니듯 작품은 나의 지나온 발자취가 스며있는 연장선상이기도 한데 그런 파편들이 진솔하게 녹아들었다면 괜찮은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권동철/경제월간 인사이트코리아 2017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