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소식

〔서양화가 최울가〕인간과 방황(싱가포르 컨템퍼러리 아트 쇼,CHOI WOOL GA,primitive, 원시성,Black,최울가 작가,최울가 화백,최울가)

권동철 Kwon Dong Chul 權銅哲 クォン·ドンチョル 2016. 1. 18. 15:23

 

Black-Are you there, 181×256, 2005~2011

 

 

 

 

현대적 감각의 고급스럽고 우아한 정감을 주는 색채를 배치한 고급스러운 향기가 우러나오는 여인처럼 정감을 전하는 그림의 배경은 화가 자신의 아틀리에 풍경이다. 화면은 세련되고 상업적 감각이 돋보이며 저마다의 색깔을 뚜렷하게 가지고 있는 존재들이 자기의 색깔을 가지며 중복 되지 않은 채 가지런하게 정렬되어 있다. 최신작 ‘Black’시리즈는 이전 거친 야생의 표현주의 블랙작품들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여준다.

 

화백은 1985~2000년까지 머물렀던 프랑스 파리시절엔 종이위에 아크릴로 작업했다. 프리미티브(primitive)한 원시성의 자연주의 철학에 바탕한 단면적이고 컬러풀한 작업이었다.

 

그런 그가 미국뉴욕으로 건너가면서 유화로 물감을 바꾸게 된다. 이 시기 탄생한 초창기 블랙시리즈는 감각적 선들을 유화의 원초적 속성을 중시한 흐름으로 자연적 현상을 아주 거칠게 표현했다. 이 야성적 블랙연작은 2013년 즈음까지 지속적으로 발표되었다.

 

그러나 최근의 블랙에서는 변화가 뚜렷하다. 무엇보다 화면이 온실에 들어온 듯 고요하고 따뜻한 느낌을 준다는 점이다. 뭔가 달콤함이 들어 있으면서 소프트한데 이전과 같은 블랙을 쓰지만 본능적이고 흐트러진 그러나 정돈된 고급스러움이 우러난다는 것이다. 이것은 화백의 사물을 바라보는 인식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모티브(motive)를 제공하는 단면이기도 하다  

 

한편 121~24선텍 컨벤션 및 전시센터(Suntec Convention & Exhibition Centre)’에서 열리는 싱가포르 컨템퍼러리 아트 쇼 2016(Singapore Contemporary Art Show 2016)’에 출품하는 수박이 등장하는 200호 대작은 이상과 현실을 바탕으로 둔 인간들의 방황의 한계를 표현한 작품으로 눈길을 끈다.

 

그는 이 작품은 블랙 작품을 총망라한 시리즈를 하나의 모든 의식적 표현을 그 큰 그림 하나에 다 담으려고 노력했던 작품이다. 2005~2011년까지 무려 5년 동안 그린 작품이다. 뉴욕의 선으로만 작품 할 때 보다는 선과 면이 같이 존재하면서 생성된 화이트에만 썼던 오브제가 들어간 최초의 블랙시리즈작품이다. 내가 그린 블랙작품 중 가장 진수를 보여준 작품이다.”라고 밝혔다.

 

화면의 바닥 색을 보면 정말로 선 뒤에 펼쳐져 있는 무한한 공간성을 색과 색들의 녹아 있는 또 하나의 은근하게 비치는 블랙에 가까운 청색으로 표현하였다. 원형의 작고 많은 오브제들은 하나하나가 다르게 직접 그려 투영함으로써 하나의 기호화 시킨 것이다. 이는 유화의 클래식한 면에서 가식적면을 더 돋보이게 함으로써 컨템퍼러리(Contemporary)한 상업적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권동철 미술칼럼리스트, 주간한국, 2016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