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겨울햇살이 한옥 창(窓)으로 스며들었다. 깨끗하고 따스한 온기가 전시장 가득 피어나 번지고 골짜기서 마주친 촌로(村老)의 깊은 주름처럼 화면은 상처를 도려낸 자리에 새 살이 돋은 생명으로 호흡하고 있었다. 자연으로 돌아간 회귀의 자국에 세속의 여운이 굴곡진 선(線)으로 길을 잇는다. 한 줄기 바람이 메아리처럼 지나고 목마른 짐승들이 얼음장 같은 낙수(落水)에 갈증을 달래는 저녁. 산 혈맥(穴脈)이 신음을 토한다. 저 피안(彼岸)의 꽃봉오리가 천상에서 쏟아지고 만상(萬象)의 번뇌(煩惱)가 손살 같이 날아가는 텃새 깃털에 실려 순식간에 사라졌다. 정녕 일장춘몽인가. 보채는 아이에게 등짝을 내준 할아비의 자애(慈愛)처럼 설악공룡은 기꺼이 제 체온을 나누어 혹한에 우짖는 바람을 잠재운다. 산다는 것도 꿈꾸..